9월20일 화요일
바람은 잔잔하며 하늘색이 이뻐서 시계를 봤더니 아침해가 오를 시간입니다.
혹시나 아침 노을이라도 구경할 수 있는지 옥상으로 갔습니다.
이미 해는 떠서 서서히 서쪽마을 부터 밝히며 우리마을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침노을은 볼 수 없었지만 하늘색도 구름도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모두 좋아 보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은 여기저기 흩어져 사시는 누님들을 찾아 뵐려고 어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일찍 집을 나서야 하기에 서둘러야 합니다.
가까이 있는 두 분을 모시고 부산으로 가서 합류하고 다시 창녕으로 가야 하기에 교통사정이 변수 입니다.
교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당일치기로는 같이 있는 시간이 그만큼 짧아지는 것이기에...
남자 형제가 없어서 그 기분을 완벽하게 느낄 수는 없지만 어제 읽었던 박지원의 시를 다시 떠올려 봅니다.
《燕巖憶先兄(연암억선형) / 연암 박지원 (1737~1805) 》
我兄顔髮曾誰似 아형안발증수사
우리 형님 얼굴 수염 누구를 닮았던고
每憶先君看我兄 매억선군간아형
선친이 생각나면 우리 형님 쳐다봤지
今日思兄何處見 금일사형하처견
이제 형님 그리우면 어디에서 볼 것인가
自將巾袂映溪行 자장건몌영계행
옷입고 두건 쓴 물에 비친 나를 바라보네.
아버님은 돌아가시고 형님마저 돌아가신다면 보고픈 얼굴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요즘 같으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나마 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없었던 저 시대에는 정말 그리움이 간절했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남은 형제라도 계시다면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기를 바래 봅시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 있는 소중한 작은 것들 마저도 허투루 보내는 일이 없기를...
화이팅!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