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아침인사 220824

by 올곧이 2022. 8. 24.

8월24일 수요일

 

땡여름에는 이렇게 시원하게 쏟아지는 날이 있었나 돌아 봅니다.

설사 그런 날이 있었다 한들 무엇이 달라졌겠냐마는 다믄 며칠이라도 젊은 시절로... ㅎㅎ 

 

시원하게 비가 쏟아지는 아침입니다.

새 소리, 매미, 여치, 쓰르라미, 요즘 울던 방울벌레, 귀뚜라미 소리까지 다 떠내려 갔습니다.

'차차차차차차...' 자동차들이 이예로를 치고 올라가는 차소리가 멀리 여운을 남기면서 또 이어집니다.

 

오늘도 새로운 생각과 몸짓으로 새로운 세상과 마주할 준비를 합니다.

기껏해야 역사에 남을 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주어진 시간만큼은 빈공백으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밤새 세상엔 어떤 일들이 있었나 신문과 SNS를 봅니다.

신문에는 '세모녀 살릴 복지그물 두번이나 빠져 나갔다'는 서울 송파 세모녀 극단소식이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트윗을 열어보니 '180만원 봉급으로 애기를 낳아 기를 수 있을까요?' 란 글이 한방을 더 먹입니다.

 

내가 어떻게 해결할 방법도 없는 일이니까 모르는 척 넘기려고 했지만 왠지 껄끄로운 생각만은 남아 있네요.

분명 여기저기 선진국의 모습들은 보이는데, 왜 어려운 일들은 예전보다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지?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라 안타까움에 짜증까지 올라 오려고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옛날로 돌아가 요즘 사람들과 비교를 해보면 옛날 사람들은 참 억척같았다는 생각입니다.

어쩔 수 없이 태어난 생명이지만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그에 대한 가치를 찾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는데...

요즘 사람들은 그 가치를 찾는 것 보다는 왜 존재하게 되었나를 먼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활이 최적 조건이 아니면 '왜 이렇까?'란 자문을 한 뒤 답이 안나오면 '잘못되었다'라며...

 

그리고, 요즘은 부모, 형제, 친구 간 대화의 벽을 쌓고 살아가니 어려움도 혼자, 기쁨도 오로시 혼자뿐 ...!

예전엔 '사람은 다 자기 먹을 것은 타고 난다'는 어르신의 말에 비록 속을 망정 희망과 기대를 갖고 살았는데...

요즘은 그런 얘기를 할 사람도 들을 사람도 없는 현실이니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한 줌의 흙도 없는 돌틈에서 살아남은 나무들과 풀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 어려운 조건에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까지 맺는 그 모습!

요즘 현실을 두고 생각하니 참으로 경이롭기 까지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생명은 그저 주어진 것이라 해도 그 가치를 찾는 것은 나, 우리 자신의 몫이고,

우리는 풀, 나무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게 생각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비가 오니 그런가요?

아침이 조금 무겁게 시작하네요.

그렇지만 남은 시간은 같이 화이팅하면서 가볍게 마무리 합시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는 '기나배슬나반' 을 외치며ㅎㅎㅎ 

 

태화동에서...

p.s

보도블록 

좁디 좁은 틈새에서

시작된 삶

 

가뭄에 목이 타고

때론

장맛비에 숨이 막히고

 

머리 위엔

언제나

폭격기 같이 지나는 신발

 

당장 죽을 것 같은

공포

외로움

 

발이 없어

안전한 곳이 어딘지

그런 곳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삶

 

그저 이렇게 살다가

죽는 것인가

 

수없이 쌓여가는 질문들

 

찰라를

한시간

하루 또 하루

 

틈새는 

넓어지고

또 깊어지고

하늘은 넓고 아름다워

 

팔을 벌리고 

발을 내리니

어느 새 생긴

또 다른 생명 

생명들...

 

삶은 이렇게 라도

죽지 않으면 살아지는 것이기에

가을 볕에 열매는 여물어 간다.

https://youtu.be/7_mNEE3Y96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