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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728

by 올곧이 2022. 7. 28.

7월28일 목요일

 

마당이 젖어 있는 것으로 봐서 비가 내렸나 봅니다. 아! 아니네요!

검은 아스팔트가 점점 새까맣게 변하는 것을 보니 지금 막 비가 내리기 시작했나 봅니다.

 

어제는 일정이 바빴지만 오늘은 약속한 일정이 없으니 마음이 느긋해집니다.

어제 저녁 모임으로 몸속에 쌓인 취기도 몰아낼겸 부족한 정서도 키울겸 조용하게 보낼까 생각 중입니다.

 

아! 그리고, 어제 봐야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놓쳐서 그것도 봐야할 것 같네요.

요즘 이 드라마가 굉장히 화제라는 것은 그저께 전철을 타고 송정으로 갔을 때도 확인했었습니다.

전철이 흔들림이 적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흔들림이 있어서 불편할텐데 이 드라마를 보는 분들이 꽤나 보였습니다.

 

내용은 매편마다 달라서 연속성이 없는데도 시청율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재미가 있다는 말이겠지요?!

특히 어떤 회에서 자폐증을 앓는 장애인이 정상인을 배려하는 장면이 나올 땐 갑자기 코끝이 찡하기도 했구요!

보는 사람마다 감정은 각각일텐데도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뭔가 모를 공감의 요소가 많다는 것이겠지요?!

 

암튼 오늘은 어제 못 본 9편을 보고 난 뒤, 나머지 시간은 자연스럽게 맡겨야겠습니다.

요즘은 특별한 일도 없으니 이런 상태가 제일 편하고 좋습니다. ㅎㅎ

 

기왕이면 좋아하는 한시라도 한편 꺼내보면 더 좋겠지요?

 

이노행(貍奴行) / 정약용

 

南山村翁養貍奴 (남산촌옹양리노)

남산골 늙은이 고양이를 기르는데

 

歲久妖兇學老狐 (세구요흉학노호)

해가 묵자 요사하고 흉악하기 늙은 여우로세

 

夜夜草堂盜宿肉 (야야초당도숙육)

밤마다 초당에서 두었던 고기 훔쳐 먹고

 

翻瓨覆瓿連觴壺 (번강복부연상호)

항아리 단지 뒤집고 잔과 술병까지 뒤진다네

 

乘時陰黑逞狡獪 (승시음흑령교회)

어둠 타고 살금살금 교활한 짓 제멋대로 다 하다가

 

推戶大喝形影無 (추호대갈형영무)

문 열고 소리치면 형체 없이 사라지네

 

呼燈照見穢跡徧 (호등조견예적편)

등불을 켜고 비춰 보면 더러운 자국 널려 있고

 

汁滓狼藉齒入膚 (즙재낭자치입부)

이빨자국 나 있는 찌꺼기만 낭자하네

 

老夫失睡筋力短 (노부실수근력단)

늙은 주인 잠 못 이뤄 근력은 줄어가고

 

百慮皎皎徒長吁 (백려교교도장우)

백방으로 생각해도 긴 한숨만 나오네

 

念此貍奴罪惡極 (염차리노죄악극)

이것을 생각하니 고양이 죄 극악하여

 

直欲奮劍行天誅 (직욕분검행천주)

곧 칼을 뽑아 천벌을 내리고 싶네

 

皇天生汝本何用 (황천생여본하용)

하늘이 너를 낼 때 본래 무엇에 쓰렸더냐?

 

令汝捕鼠除民痡 (영여포서제민부)

너에게 쥐를 잡아 백성 피해 없애랬지

 

田鼠穴田蓄穉穧 (전서혈전축치재)

들쥐는 들에 구멍 파서 벼를 쌓아두고

 

家鼠百物靡不偸 (가서백물미불투)

집쥐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다 가져가네

 

民被鼠割日憔悴 (민피서할일초췌)

백성들 쥐 피해 입어 나날이 초췌하고

 

膏焦血涸皮骨枯 (고초혈학피골고)

기름과 피가 말라 피골이 상접했네

 

是以遣汝爲鼠帥 (시이견여위서수)

그래서 너를 보내 쥐잡이 대장 삼았으니

 

賜汝權力恣磔刳 (사여권력자책고)

너에게 권력 주어 마음대로 찢어 죽이게 했네

 

賜汝一雙熒煌黃金眼 (사여일쌍형황황금안)

너에게 한 쌍의 반짝이는 황금 눈을 주어

 

漆夜撮蚤如梟雛 (칠야촬조여효추)

칠흑 같은 밤에도 올빼미처럼 벼룩도 잡게 했지

 

賜汝鐵爪如秋隼 (사여철조여추준)

너에게 보라매같이 쇠발톱도 주었고

 

賜汝鋸齒如於菟 (사여거치여오토)

너에게 호랑이 같은 톱날 이빨도 주었네

 

賜汝飛騰博擊驍勇氣 (사여비등박격효용기)

너에게 펄펄 날고 내리치는 날쌘 용기까지 주어

 

鼠一見之凌兢俯伏恭獻軀 (서일견지릉긍부복공헌구)

쥐가 너를 한번 보면 벌벌 떨며 엎드려서 공손하게 제 몸을 바쳤다네

 

日殺百鼠誰禁止 (일살백서수금지)

날마다 백 마리 쥐 잡은들 누가 말리랴

 

但得觀者嘖嘖稱汝毛骨殊 (단득관자책책칭여모골수)

보는 사람 네 털과 골격 뛰어나다 큰소리로 칭찬할 텐데

 

所以八蜡之祭崇報汝 (소이팔사지제숭보여)

그래서 너의 공로 보답하는 팔사제에도

 

黃冠酌酒用大觚 (황관작주용대고)

누런 갓 쓰고 큰 술잔에 술을 부어 제사지냈네

 

汝今一鼠不曾捕 (여금일서부증포)

그런데 너는 지금 쥐 한 마리 잡지 않고

 

顧乃自犯爲穿窬 (고내자범위천유)

도리어 이에 스스로 도둑질을 하는구나

 

鼠本小盜其害小 (서본소도기해소)

쥐는 원래 좀도둑이라 그 피해도 적지마는

 

汝今力雄勢高心計麤 (여금력웅세고심계추)

너는 지금 힘도 세고 권세도 높고 마음까지 거칠어

 

鼠所不能汝唯意 (서소불능여유의)

쥐들이 못 하는 짓 너는 맘대로 하니

 

攀檐撤蓋頹墍塗 (반첨철개퇴기도)

처마 타고 뚜껑 열고 담장까지 무너뜨리네

 

自今群鼠無忌憚 (자금군서무기탄)

이로부터 쥐떼들이 꺼릴 것 없어

 

出穴大笑掀其鬚 (출혈대소흔기수)

구멍을 나와서 껄껄대고 수염을 쓰다듬네

 

聚其盜物重賂汝 (취기도물중뢰여)

훔친 물건 모아다가 너에게 많은 뇌물 주고

 

泰然與汝行相俱 (태연여여행상구)

태연히 너와 함께 돌아다니네

 

好事往往亦貌汝 (호사왕왕역모여)

호사자들 때때로 너를 그리는데

 

群鼠擁護如騶徒 (군서옹호여추도)

많은 쥐떼들이 하인처럼 떠받들고

 

吹螺擊鼓爲法部 (취라격고위법부)

나팔 불고 북치고 떼를 지어서는

 

樹纛立旗爲先驅 (수독립기위선구)

깃발 휘날리며 앞장서 가네

 

汝乘大轎色夭矯 (여승대교색요교)

너는 큰가마 타고 거만을 부리면서

 

但喜群鼠爭奔趨 (단희군서쟁분추)

다만 쥐떼들 떠받듦만 좋아하고 있구나

 

我今彤弓大箭手射汝 (아금동궁대전수사여)

내 이제 붉은 활에 큰 화살 메워 네놈 직접 쏴 죽이리

 

若鼠橫行寧嗾盧 (약서횡행녕수로)

만약 쥐들이 행패부리면 차라리 사냥개 부르리라

[출처] [韓詩] 정약용의 이노행(貍奴行)|작성자 맑은바람

 

맑은바람소리 : 네이버 블로그

항상 맑은바람이 불어오던 고향처럼 천국소리가 들려오는 영혼의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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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경찰관들의 집단 항명(?) 사태를 보면서 이 시가 생각나서 옮겨봅니다.
내용이 우화적인 것이니 이 또한 너무 깊게는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일회용으로 감상하고 흘리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도 즐거운 일이 가득했으면 하고 바램을 남깁니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