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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527

by 올곧이 2022. 5. 27.

5월27일 금요일

 

까치 몇마리가 요란하게 움직입니다.

소나무 위에 지은 자기집으로 두마리가 아니라 대여섯마리가 들락거리면서...

알을 낳았는지? 부화를 했는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옥상에서 내려다 봐야 될 것 같은데,

까치에게도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금요일 아침입니다.

 

어제는 느긋하게 혼자서 산행을 즐겼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꽤나 긴 주암계곡을 지나면서도 앞서가던 팀(3명)을 만난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그리메들이 너무 좋았지만 혼자서 보는 미안함이 아직까지 남았네요.

 

재약산을 내려오고 다시 천황산을 올랐지만 이상하게 피곤함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알프스 9봉 완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기쁨도 있었고, 손가락을 꼽을 정도의 멋진 풍경을 봐서 그랬는가?!

하긴 등산객이 뜸해서 정상석 옆에 서서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 미션이 좀 어렸웠네요. ㅎㅎ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여기저기 결리는 곳이 나옵니다.

양 어깨, 등판, 다리가 뻐근한 것이 오늘은 좀 쉬라는 암시를 주는 것 같습니다.

기계도 휴지기간을 갖는데 하물며 사람인데 ... 

 

그래서 오늘은 한시 한편으로 옛사람으로 돌아가 느긋하게 휴식을 누려볼까 합니다.

고려중기 문신이자 문인으로 알려진 이규보(李奎報)의 여름날이란 제목의 즉흥시입니다.

 

夏日卽事(하일즉사)  / 이규보(1168~1241)

簾幕深深樹影廻 (염막심심수영회) 주렴장막 깊은 곳에 나무그늘 돌아들고
幽人睡熟鼾成雷 (유인수숙한성뢰) 은자는 잠이 깊어 우레 같이 코를 고네
日斜庭院無人到 (일사정원무인도) 날 저문 뜨락에는 찾아올 이 하나 없이
唯有風扉自闔開 (유유풍비자합개) 바람만이 사립문을 열었다가 닫곤 하네

 

대충 풍경이 그려지시나요?

요즘은 주거형태가 주로 아파트가 되다보니 이런 풍경은 그야말로 상상 속에서나 누려 볼 그림이지요?

하지만 마음만이라도 그 속의 주인공이 된다면 코를 골든, 헛소리를 하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복잡한 세상사는 사립문 밖에서 있을 것이니 한숨 실컷 자보는 즐거움...!

 

또, 불금이 찾아왔네요.

즐겁게 보내시고 편안한 휴일도 만끽 하시기를...

태화동에서...

주암삼거리 쉼터

https://youtu.be/YZDKR48l0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