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3일 수요일
구름없이 기온은 어제 아침과 비슷하게 영하 3도에 머물렀지만 바람이 거칩니다.
아마도 일찍 나서는 사람들은 차가운 바람으로 눈물깨나 흘릴 듯 합니다.
신문 첫장의 기사 제목도 날씨만큼이나 으스스 합니다.
"위기의 우크라, 이게 동맹없는 설움" 이라는 것이 그 느낌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힘센 러시아의 침공에 마땅한 동맹은 없고, 그렇다고 무조건 항복으로 나라를 뺏기고 속국이 된다는 것은 더 끔직하고...
홀로 속앓이를 하는 우크라를 보며 평화에 방해 된다며 멀쩡한 울타리를 허무는 우리나라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을지?
어제도 잠깐 이 뉴스에 빠졌다가 틱낫한 스님의 말씀으로 빠져나오긴 했지만 ...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버리자!" "아니다"는 싸움에 빠져서...ㅎㅎ
오늘도 이 복잡한 뉴스가 머리와 가슴이 어지럽히니 한시 한편을 빌어 오감을 옮겨 봅니다.
《問杜鵑花消息(문두견화소식) - 金笠(김립)》
※ 김립은 우리가 흔히 방랑시인 김삿갓으로 부른 김병연이 본명입니다.
問爾窓前鳥 (문이창전조)
창 앞에 새야 말좀 물어보자
何山宿早來 (하산숙조래)
어느 산에서 자고 이렇게 일찍 왔느냐
應識山中事 (응식산중사)
산중의 일을 너는 응당 알 터이니
杜鵑花發耶 (두견화발야)
지금 산에는 진달래꽃이 피었더냐
이렇게라도 머리와 가슴을 한 곳으로 옮기니 한결 편안한 것 같습니다.
벌써 반쯤은 이지러진 낮달이 중천에 올라 나를 나오라고 눈짓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시기 바라며... 화이팅!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