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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127

by 올곧이 2022. 1. 27.

1월27일 목요일

 

흐릿해서 구름이 많은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미세먼지가 많이 끼었네요.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마당에 미세까지 덤벼드니 사방이 갇힌게 오히려 다행입니다.

그 속에도 또 다른 집을 가지고 있는 베란다의 푸른이들과 어항속의 물고기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요놈들아! 다 주인을 잘만난 덕인줄 알아라!" 건방지게 갑질 단어를 한마디 뱉어 봅니다.

 

컴퓨터는 이래저래 바로 잡았는데 눈은 아직 찜찜하게 손을 부르고 있습니다.

아마도 스스로 해결이 되지 않으니 문제를 일으킨 손에게 빚독촉을 하듯이 채근을 해댑니다. ㅎㅎ

 

그런데다 어제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자꾸 체증이 올라와서 먹은 음식들을 점검해 봤더니 역시...

오후에 입춘첩을 쓰려고 서당에 갔다가 도반이 싸 온 꾸분떡(구은 떡)이 맛있어 보여 급하게 먹은 탓이었네요.

집사람에게 부탁해서 민간요법으로 응급조치를 한 덕인지 오늘은 이른 아침인데도 배가 고프네요. 

이런 날은 근육유지보다는 머리를 훈련하는 쪽이 더 유리할 것 같아서 한시를 찾아봅니다.

 

고려 중기의 문신이면서 문장가인 백운거사 이규보의 詩를 보는데 감흥이 느껴지는 글들이 많네요.

이 분의 성품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시들이 많아 차차 즐겨야 되겠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오늘은 그의 시 중에 한편을 옮겨 봅니다.

 

《망아(忘我) / 이규보((1168~1241) 》

世人皆忘我 四海一身孤 세인개망아 사해일신고

세상사람 모두 나를 잊으니 이 한 몸 외로운데

豈唯世忘我 兄弟亦忘予 기유세망아 형제역망여

어찌 남만 잊었겠는가 형제들도 잊었을 것이리

今日婦忘我 明日吾忘吾 금일부망아 명일오망오

오늘은 아내가 잊고 내일은 나도 나를 잊을 것

却後天地內 了無親與疏 각후천지내 료무친여소

결국엔 천지 안에 가까운 이도 먼 이도 없어지리...

 

그 분의 내면이야 겪어보지 않았으니 알 수는 없지만 글 속에는 이미 해탈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세상 천지에 내 맘같은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지요?!

그러나, 이렇게 라도 자신의 생각을 맞춰볼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도 적지않은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이런 행운을 가질 수 있는 오늘이었으면 ... 화이팅!

 

태화동에서...

문수산도 희미하다

https://youtu.be/eN7R3Ho6w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