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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1230

by 올곧이 2021. 12. 30.

12월30일 목요일

 

미세먼지도 없고 햇살은 완벽하지만 바람은 세월처럼 세차게 빠릅니다.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한쪽 귀에 손을 얹고, 얼굴은 no look pass를 하듯이 옆을 보고 걸어가는 것을 보니

아마도 오늘은 동계훈련장을 경험하는 느낌일 듯 합니다.

태화동에서도 산 아래 있는 우리아파트는 피톤치온이 가득한 신선한 골바람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는데

겨울에는 가끔씩 동계훈련장이 되어 추위에 대한 면역을 올려주고 있습니다. ㅎㅎ

 

어제는 딸래미의 요청(?)으로 눈을 뜨기 바쁘게 드라이브로 변신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그동안 공짜 숙식을 해 온 것에 미안함이 있었는지 점심대접을 하겠다고 해서 ...

너무 많이 먹었는지? 아니면 피곤했던지 아침에 일어나니 조금 뻐근합니다.
이렇게 한 해가 기우는가 싶기도 하고...

 

이제 단 이틀 후에는 2022년 임인년(壬寅年) 즉, 검은호랑이 해가 됩니다.

저물어 가는 신축년(辛丑年) 즉, 신성하다던 흰소는 결국 코로나도 잡지 못하고 힘을 다 썼나 봅니다.미련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련때문에 잡히기 보다는 새로운 것에 희망을 걸고 싶은게 숨길 수 없는 속마음입니다.어쩌면 세상을 확 바꾸려면 착한 흰소보다는 좀 더 날쌔고 공격적인 검은 호랑이가 제격이 아닐까 싶네요.

 

글이 짧아서 송년에 대한 내 맘을 다 풀어놓지 못함도 아쉬움이네요.내년에는 글자 한자라도 더 배워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옛 선비의 송년시를 옮겨 봅니다.

 

《세모(歲暮) / 박세당(朴世堂) 1629~ 1703 조선후기》

歲去年來歡意減(세거연래환의감)

해가 가고 해가 와도 기쁜마음은 아닐쎄

年來歲去老容催(연래세거노용최)

해가 오고 가면 늙은 얼굴만 재촉하거늘

不堪舊歲抛將去(불감구세포장거)

떨치듯 지나버리는 묵은 해도 못견디겠는데

可耐新年逼得來(가내신년핍득래) 

닥쳐오는 새해를 또 어찌 맞을라구...

 

그렇네요!

가지 말란다고 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고, 오지 말라고 해서 안오는 해도 아닌데 새해의 기대는 하면서도 좀 그렇지요?

왠지 모르게 달갑지 않는 구석이 있는 것 같이 두팔을 벌리고 맞을 수 없는 그런 기분! ㅎ

어쨋거나 숱한 변고에도 한 해 잘 감내하셨고, 내년에도 종종 안부를 전할 수 있도록 건강하게 살아봅시다.

아자! 아자! 아자아~~~~~~~

 

https://youtu.be/t1cuE1OKuR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