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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1201

by 올곧이 2021. 12. 1.

12월 1일 수요일

 

어제 내린 비가 천지만물을 깨끗이 씻어 내렸는지 햇살도 참 맑습니다.

두툼한 외투를 걸친 학생들이 등교를 하기 위해 현관을 빠져 나오며 돌연 돌아서서 뒷걸음으로 갑니다.

화단에 심어진 나무들이 이리저리 흔들리는걸 보니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모양입니다.

울퉁불퉁한 시골길이 아니니 저렇게 해서라도 넘어지지 않고 잘 도착하기를 ...

 

12월이 되었습니다.

바닷가에 사는 친구는 베란다로 보이는 일출장면을 찍어 왔습니다. 남은 한달도 병치레 없이 잘 살아보자고...ㅎㅎ  

11월 달력을 떼어내고 12월 달력을 답니다. 이제 올 해는 달력을 바꿔 달 이유는 없어졌습니다.

벌써 시내에 나가보니 크리스마스 기분이라도 내라는 듯 예쁘게 치장한 트리와 빤짝 빤짝하는 조명이 시선을 끕니다.

내년을 준비하라는 신호를 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얀 봉투 하나를 꺼냈습니다. 

붓펜을 들고 봉투겉면에 "꽃씨"라고 수취인을 적었습니다. 물론 주소는 생략했지만 내년 봄을 생각하며... 

어디에 심을지도 계산에 넣지는 않았습니다. 목련, 오미자, 백일홍, 산사, 도라지, 꽈리, 설악초 씨앗들입니다.

엣말에 의하면 제 먹을 것은 타고 난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네델란드 유대인 철학자 스피노자의 흉내를 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그러나, 그런 뜻은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다가 올 미래를 위해 자그마한 것이라도 준비를 하자는 것이지요!

내가 정성을 들인 덕분에 내 주위에서 꽃을 피워주면 금상첨화겠지만 작은 녹색의 새싹이라도 보여 준다면 고맙지요!

 

오늘은 12월 첫날답게 이렇게라도 희망을 내다 봤습니다.

점점 우울한 뉴스들이 우리를 덮쳐 오더라도 작은 희망 하나쯤 가슴에 품고 잘 견뎌 봅시다. 화이팅!

 

태화동에서...

방어진 친구가 보내준 12월 첫날 일출

https://youtu.be/bdCFqwzxAI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