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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늘생각 210807

by 올곧이 2021. 8. 7.

8월7일 토요일

 

오늘은 가을이 들어 선다는 입추(立秋)입니다.

까마귀 소리에 매미의 노래가 잠시 끊기나 했더니 더욱 크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7년 동안 준비했던 리사이틀인데 한달 동안만 공연하라니 얼마나 간절했겠습니까!

그러니까 "까마귀에 먹혀 죽을 지언정 저렇게 간절한 공연을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미치니

"그래 더 크게 질러라!"고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마저 생깁니다.

 

어찌 생각하면 매미소리는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라니 의미라도 있지마는

인간이 내는 소리는 더위에 짜증, 정치에 짜증, 나라에 대한 걱정, 미래세대의 걱정들 뿐인 것 같고,

그나마 올림픽장에서 들려오는 환호성이 없었다면 듣고 싶은 소리는 하나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져 스쳐 지나갑니다.

 

아니나 다행이다 싶은 것은 올림픽이 끝날 때 쯤에 계절이 바뀌고 있으니

여기에 즐거움이 숨어 있지나 않을까 싶어 막무가내 기대를 가져 봅니다.

 

예전 같으면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장날같이 왁자지껄한 개구리들의 정담과

까만 밤하늘에 옥쟁반이 기울어 질 때면 이곳 저곳에서 옥을 담는 째렁째렁한 여치들의 바쁜 소리가

세상에 넘치고도 남았었는데 이젠 그 소리들 마저 인터넷을 뒤져야만 하니 많이 아쉽습니다.

 

오늘은 매미 소리로 시작을 했는데 혹시 지금 주변에는 어떤 소리들이 들리시나요?

내가 내지 않았던 소리에 관심을 가져보는 그런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태화동에서...


https://youtu.be/ndUCNnhH03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