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일 화요일
엊저녁에는 소나기가 한차례 내렸지만 대지의 열기를 내리기에는 부족했나 봅니다.
어렵사리 잠이 들까말까 경계점인데 집사람이 좋은 생각이 났는지 정적을 깨고 입을 엽니다.
"여보! 이번 주말이 입추네요"
이 한마디를 듣고서야 편안하게 꿈세상으로 간 것 같았습니다.
오늘 아침은 열기가 좀 식었을라나 싶었는데 역시나 무더위는 쉽사리 물러나기를 거부합니다.
매미 날개에 메달렸다가 페이로더 연통을 타고 여기저기 더위를 나르고 있습니다.
입추는 접어 든다 해도 말복이 떠억하니 지키고 있으니 그 기세가 꺾이기란 단지 나의 희망일 뿐?
결국 내 생각의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겠다 싶어 잠시 주춤 하는 사이 이런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떤 스님이 토굴을 지어서 도를 닦는데 수행자와 지인들이 찾아 와서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여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서 공부하니 너무나 좋았다.
며칠 후 어떤 여자가 나물을 캐러 왔다가 스님을 발견하고 “이 깊은 산중에 왜 혼자 와서 사십니까?” 물었고
스님은 “조용한 곳에서 공부 좀 실컷 하려고 왔습니다.” 대답하니 그 나물캐는 여자가 되물었다.
“스님! 새소리와 물소리는 시끄럽지 않습니까?” 라고...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생각한 끝에 "맞다! 이 세상 어딘들 시끄럽지 않는 곳이 있겠는가?" 하는 결론을 얻고 그 길로 하산을 하여 마음을 가다듬고 수양한 끝에 큰 스님이 되셨다는 이야기 』
그렇습니다.
주변 환경이 문제가 되겠지만 내 마음만 정돈이 잘 된다면 주변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별 수 없을 때는 시도라도 해 보겠다는 실험정신! ㅎㅎㅎ
오늘도 남은 시간은 가능할 수 있는 일에 정신집중! OK?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