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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내가 부끄러운 날

by 올곧이 2019. 9. 11.
9월10일 화요일
하늘이 울컥울컥 울음을 토할 것 같다.
때맞춰 전투기가 통곡을 하며 지나간다.
이상한 느낌으로 뒷산을 내려왔다.
샤워로 몸을 씻고 점심을 먹으며 TV를 봤다.
이게 무슨 일인가?

검은 옷을 입은 한 예쁘장한 여인이 심각한 얼굴로 호소를 한다. 이언주 의원이다.
결연한 표정으로 짧은 연설을 마친뒤 삭발을 한다.
보이지는 않지만 연이은 카메라 셔트음이 내내 쏟아지는 것을 보니 많은 취재진이 모인 모양이다.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똥통을 채우기 급급한 나머지 그 연설 내용을 자세히 듣지 못했다. 그래서, 부득이 컴퓨터로 지난 영상을 조회했다.

왜 이렇게 미안 한지?...!
남자인 내가 왜 이렇게 부끄러운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졌다.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연설이었는데 나도 무너졌다.
아니! 모두 다같이 무너져야 되지 않은가?!
남자도, 여자도, 늙은이도, 꼬맹이들도....모두.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다"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떠 오른다.
딜런 토마스의 "분노하라"는 싯귀절도 떠 오른다.
우리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
각오를 단단히 하자!

https://youtu.be/Nw5qorg4-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