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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190618

by 올곧이 2019. 6. 18.
6월18일 화요일

어렴풋이 들려오는 딱다구리 소리에 잠이 깨서 시계를 보니 이미 여덟시가 넘었고 딱다구리는 없고 옥동-농소 도로공사 중장비가 지반공사를 위해 돌을 깨고 있네요. 모기 한마리와 밤새 신경전을 치뤘더니 심신이 제 역할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누군가의 쓴소리(?)가 생각납니다.
사람이 어리석어 작은 벌레에게 뺏기는 과일이 몇개나 된다고 독한 농약을 치고, 농약을 씻어낸다고 결국 세제까지 먹는다는...

아마 엊 저녁에 모기와 싸운 사연을 그 사람에게 들려 준다면 또 어떤 소리가 돌아올까 궁금도 합니다. "고마 조금 빨리고 잠이나 푹 자지...!" 라고 했을까?

다산 정약용 선생님도 모기에 대해서 이렇게 적으셨네요.

 증문 (憎蚊 얄미운 모기

猛虎咆籬根 맹호가 울밑에서 으르렁대도

我能齁齁 나는 코골며 잠잘 수 있고

脩蛇掛屋角 긴 뱀이 처마 끝에 걸려있어도
且臥看蜿 누워서 꿈틀대는 꼴 볼 수 있지만
一蚊然聲到耳 모기 한 마리 왱하고 귓가에 들려오면
氣怯膽落腸內煎 기가 질려 속이 타고 간담이 서늘하단다
揷觜吮血斯足矣 부리 박아 피를 빨면 그것으로 족해야지
吹毒次骨又胡然 어이하여 뼈에까지 독기를 불어넣느냐
布衾密包但露頂 베 이불을 덮어쓰고 이마만 내놓으면
須臾瘣癗萬顆如佛巓 어느 새 울퉁불퉁 혹이 돋아 부처머리처럼 돼버리고
頰雖自批亦虛發 제 뺨을 제가 쳐도 헛치기 일쑤이며

髀將急拊先已遷 넓적다리 급히 만져도 그는 이미 가고 없어
力戰無功不成寐 싸워봐야 소용없고 잠만 공연히 못 자기에
漫漫夏夜長如年 여름밤이 지루하기 일년과 맞먹는다네
汝質至眇族至賤 몸통도 그리 작고 종자도 천한 네가
何爲逢人輒流涎 어찌해서 사람만 보면 침을 그리 흘리느냐
夜行眞學盜 밤으로 다니는 것 도둑 배우는 일이요
血食豈由賢 제가 무슨 현자라고 혈식을 한단 말인가
憶曾校書大酉舍 생각하면 그 옛날 대유사에서 교서할 때는
蒼松白鶴羅堂前 집 앞에 창송과 백학이 줄서 있고
六月飛蠅凍不起 유월에도 파리마저 꼼짝을 못했기에
偃息綠?聞寒蟬 대자리에서 편히 쉬며 매미소리 들었는데
如今土床薦藁 지금은 흙바닥에 볏짚 깔고 사는 신세
蚊由我召非汝愆 내가 너를 부른 거지 네 탓이 아니로다


어쨌거나 오늘은 구름이 태양을 가리고 있으니 열심히 활동하는 기회를 가져야 겠습니다.
화이팅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