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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관심회사

회사는 규율이 없나?

by 올곧이 2008. 12. 4.
아래는 매일신문에 실린 기사내용인데 내용인즉 근로자 이동까지 노조가 관여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담은 내용이다. 그런데 문제는 수십년의 전통과 업무 노하우가 있는 현대차가 신생 중소기업과 같은 무질서가 존재하는가에 의문이 든다.
 지금 회사는 노조가 관여 안하는 곳이 없다할 정도로 어쩌면 경영을 노사공동 운영이라고까지 표현해야 할 정도로 노사가 죽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가 불신에 쌓여 일일이 간섭을 안하면 안되는 신사협정 규정이 없는지?
그야말로 사용자의 억압을 한꺼번에 표출한 87년 민주화 시기에도 이 정도로 문란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현대차 노사관계는 해가가면 갈수록 더 관계가 개선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것은 노사모두가 반성하고 연구해야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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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정신 못차린 현대차 노조
"편한일 선점하자" 인력배치 勞 - 勞 갈등

도요타서 바로 되는 업무전환…현대차선 수개월 걸리고 진통

   

'사원 김 모씨 면 : 의장 52부, 명 : 생관 5부'.

 

3일 현대차 울산공장 5공장에 나붙은 공고문 내용이다.(의미는 사원 김 모씨를 의장 52부에서 생산관리부 5부로 보직을 변경함)

 

언뜻 보면 회사 인사부 인사발령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문구는 5공장 노동조합 대의원회 대표 명의로 된 공고문이다. 지난달 에쿠스가 단종되면서 생긴 2공장 유휴 인력이 5공장으로 배치될 것에 대비해 5공장 근로자들이 먼저 좋은 보직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5공장 대의원회는 배치전환 신청을 받아 근로자들이 희망보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울산 2공장은 싼타페와 베라크루즈, 단종된 에쿠스를 담당하고 5공장은 투싼과 제네시스를 만든다.

 

이날 아침 공장 정문에서는 요란한 노래와 구호소리도 들려왔다. 단종된 에쿠스부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50여 명이 집회를 열고 "에쿠스 후속 모델인 Ⅵ는 2공장에서 생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쿠스 후속 대형 세단인 Ⅵ가 5공장에서 생산되면 자신들이 5공장으로 넘어가야 하고 5공장에서 상대적으로 힘든 보직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Ⅵ를 2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힘들다. 신차종 라인을 새로 만들기에는 2공장 라인업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근로자들이 서로 편한 일을 원하기 때문에 인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에쿠스부에 소속된 270여 명 중 상당수는 회사로 출근해 별다른 업무는 하지 않은 채 퇴근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감산에 들어가며 위기감이 깊어지고 있지만 현대차 노조는 '밥그릇 싸움'에만 치중할 뿐 회사 전체 성장은 뒷전인 것으로 보인다. 몰락한 '노동자 천국'인 미국 GM에서도 근로자 배치 문제가 이렇게 까다롭진 않다.

 

국내 시장점유율 80%를 넘는 독점적인 지위로 현대차가 아직 순항하고 있지만, 노조의 근시안적인 행동으로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인력 전환배치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로 편한 보직을 받으려는 알력은 공장별 노동자 간 '노-노'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에쿠스부 근로자들이 5공장으로 배치되는 것을 거부하며 회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5공장에서는 이들이 옮겨 올 것에 대비해 좋은 보직을 선점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로 컨베이어 벨트에서 직접 조립에 참여하는 업무가 기피 대상"이라며 "업무 과정에서 계속 고개를 위쪽으로 들고 있어야 하거나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시간이 긴 업무 등은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차 Ⅵ 출시가 연기된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당초 12월 출시 예정이었던 Ⅵ는 불황기에 중소형차 위주로 재편하려는 현대차 방침에 따라 언제 출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가 배치전환 문제로 고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에는 투싼, 2006년에는 아반떼 HD 생산라인을 새로 만들면서 전환 배치를 거부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생산이 지체되면서 각각 4500억~5000억원 매출 손실이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일본 도요타 등 외국 경쟁업체들은 생산계획 수정에 따라 언제든지 근로자 업무를 전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도요타는 1시간 전에 업무 변경을 통보하면 근로자는 그 즉시 옮겨가야 한다. 반면 현대차는 근로자 라인을 한 번 옮기는 데 수 개월이 걸린다.

 

현대차는 단체협약 43조에서 "(배치전환) 이동 희망자가 적을 때는 노동조합과 합의하고 조합간부인 임원, 본부 임원, 대의원, 상무집행위원은 본인과 합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사를 규정한 20조에서도 "인사 원칙과 제도 변경 시 사전에 조합과 충분한 협의 없이 시행을 금지한다"며 노조 동의 없이 배치전환과 관련된 제도 변경을 금지하고 있다.반면 도요타는 단체협약 19조(이동)에서 "업무 형편에 따라 전근, 주재, 파견, 직종변경, 배치전환 또는 직위명령을 명할 수 있다"며 배치 전환이 회사 측 권리임을 명시하고 있다.

2008.12.03 17:52:16 입력, 최종수정 2008.12.04 11:16:14

[매일경제 울산 = 박승철 기자]

원문: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8&no=735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