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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관심회사

어느 정년퇴직자가 남긴 글

by 올곧이 2008. 12. 1.

세월은 물과 같이 굽이굽이 흘러서 입사한지 어언 31 가까이 되었습니다.

현대 자동차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묻고 물어 울산까지 찾아와 경비실에 이력서를 접수시키고 시험을 치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정년퇴직이란 서글픈 작별의 글자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너무나 아쉽고 허전하여 꿈같을 뿐입니다.

 

떠나야만 하는 숙명적인 현실을 어느 누가 되돌려 놓겠습니까?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대기업에서 명예롭게 정년퇴직을 한다는 것이 영광이라 생각도 합니다.이제는 정말로 모든 미련과 아쉬움 버리고 훨훨 단신 빈손으로 차마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자국 한걸음 걸음 재촉하면서 회원 여러분의 뜨겁고 끈끈한 가슴에 가득 담아 냇물이 바다에서 다시 만나듯 우리 다시 만날 그날을 기약하면서 북받쳐 흐르는 눈물을 가슴으로 흐느끼며 정들었던  현대 자동차를 떠나야 운명의 약속 시간이 가까이 다가 오는 같습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더우나 추우나 하루같이 현대자동차를 , 퇴근 하면서 눈으로 정들었던 아름다운 자연과 세계적인 회사로 발전해 가는 공장건물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포니라인을 새로 깔기 위하여 콘크리트 공장 바닥에 새로 입고된 장비의 포장박스를 쇠파이프 뜯으며 흘리던 .

오뉴월 삼복더위에도 머리에 노란 안전모 눌러쓰고 이마에 땀방울 흘리던 .

갑옷같이 두꺼운 스쯔끼 작업복 입고 빗물처럼 육수를 흘리면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선풍기 하나 없는 찜통 같은 본관 식당에서 기름에 튀긴 통닭 마리 수박 조각 특식으로 배식 받아 맛있게 뜯어 먹던 .

유류파동을 당할 때는 차가 팔리지 않아 생산량이 줄어 들어 주간에도 일이 없어 새마을 아파트 배수로 주변에 잡초를 뽑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서로 걱정 하면서 어렵게 지냈던 기억들

어느 여름에는 집중 호우가 쏟아져 회사 개울에 빗물이 불어나서 황토 물이 까지 차고 올라와 회사의 도로는 전부 강으로 변하여 가슴을 조이던 .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울산공설 운동장에서 체육대회를 오색물결 수놓은 카드색션과 화려한 응원으로 소주잔 기울이고 나누면서 하루 종일 박수치고 고함 지르던 .

붉은 고무장갑 끼고 라인 구석구석 다니면서 쓰레기 치우고 바닥에 흐른 기름을 걸레로 닦으면서 이마에 흐른 순수한 땀방울 닦던 .

30년간 쌓인 수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가니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 허전한 마음 어찌하면 좋습니까?

년간 형님 동생 하면서 만나면 반갑고 안보면 걱정되어 보고 싶었던 그리운 얼굴.

가슴 깊이 사무친 끈끈한 어찌 두고 떠나야 합니까?

 사랑하는 인생의 선배님 그리고 아우님들 동안 모든 점에 부족한 저에게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 주시고 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막상 모든 것을 버리고 현대자동차란 커다란 울타리를 벗어나 각박한 사회에 홀로 던져지니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되는 것인지 막막하고 걱정만이 머리에 가득하여 한숨만 나옵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직업을 가지고 직장을 다닐 때가 일생을 통하여 가장 소중하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현대 자동차에 다니는 동안 경제적으로 부담 없이 살아왔으며 친척이나 친구들 모임에 가서도 항상 자존심 지키면서 가슴을 펴고 당당했으며 어렵게 살아가는 인척들에게 때때로 조금이나마 베풀면서 우리 가족 모두 현대 자동차가 있었기에 살지는 않지만 동안 걱정 없이 남부럽지 않게 지낸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저 합니다.

직장을 가지고 매일 출퇴근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껴 집니다.

 

자기가 다니는 직장이 날로 성장하고 안정이 되어야 가정이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가족과 본인 모두가 고생 없이 행복하게 살아 것입니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시고 미래를 위하여 생각하고 준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포니 회원 여러분!

보람되고 알차게 직장생활 하시어 훗날 정년퇴임을 정말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평가를 내릴 있도록 하옵소서

 

동안 미운 고운 깊이 정들었던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과 뜨거운 .

어찌 두고 떠나야 생각하면 그립고 아쉬움이 교차하여 서러움에 북받쳐 눈물이 쏟아질 같습니다. 언제나 만나면 반가운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형님하고 부르면서 뜨뜻한 손목 잡아주던 아우님들 시절이 너무나 소중했고 행복했던 시절이라 생각합니다.

몸은  비록 여러분 곁을 떠나지만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보고파 하면서 항상 곁에 있을 겁니다.

 

 여러분!

또한 부족한 저를 가슴에 담아 때때로 그때 사람으로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세월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미운 감정 불편한 있으시면 모든 전부 용서하시고 좋은 감정만 담아 오래도록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역시 정들었던 여러분의 좋은 모습만 생각하고 기억하고 그리워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경조사 발생시 연락 주시면 찾아 뵙고 함께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동안 베풀어주신 사랑과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우리 현대 자동차와 포니회의 무궁한 발전을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사랑하는 포니 회원 여러분!

다시 만날 그때까지 내내 건강하시고 회원님의 소중한 가정에 영원히 축복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 드리며 하고 싶은 말씀 태산같이 많으나 이것으로 작별의

인사를 고할까 합니다 부디부디 안녕히 계십시오.

 

 

 2008 1231   정년 퇴임하는   포니 회원   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