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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한글세대를 위한 한자교육

by 올곧이 2024. 10. 31.

 지난 추석도 그랬지만 명절이라고 해봐야 예전처럼 대가족이 모여서 제사를 지내거나 인사를 하는 그런 부담되는 행사는 이제 안하게 되었다. 어쩌면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세대와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것에 나이 든 세대도 굳이 옛날 풍습을 이어 받으라고 강요(?)하기를 포기한 듯 하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국민 교육 헌장"을 만들면서 까지 민족중흥을 위해서는 조상의 빛난 얼과 문화를 지키고자 했던 일들이 개방된 사회를 접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겐 어쩌면 고리타분한 어른세대의 주장으로 밖에 이해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명절이 되어도 대가족이 모이는 일은 거의 없어지고 가정의 대소사 그것도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결혼이나 별세 같은 때만 어른들과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일 정도다. 그마저도 흔하게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라서 누가 일가고 누가 친척인지도 모르고 지내는게 요즘 풍속이 아닐까 싶다. 

 

 우리집 추석 풍경도 아들, 며느리, 딸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종국에는 내가 세상과 이별하고 나서 저 세상에 가서야 일가 친척 피붙이들을 다 볼 수 있지나 않을런지? ㅎㅎ

 

 하긴 이것은 우리 가정일 뿐이고 안그런 가정도 물론 많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문제는 젊은 세대들과 우리와 같은 노인(?)세대간의 풍속을 대하는 생각차이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대화의 질이 더 문제인 것 같다. 아무래도 그 시대마다의 유행어도 있지만 사용하는 어휘들의 차이가 있어서 노인세대들의 풍습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은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재도구의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가 되었으니 사회에서 쓰는 용어들은 얼마나 더? 글쎄다??

 

 이번 추석에 우리 핵가족들에게서 생긴 일만 보더라도 대충 짐작을 할 것 같다.

추석에 모인 가족들이 개인적인 안부와 동정을 얘기하고 나서 자유스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 문화가 외국에 비해 뛰어나다는 것을 토론형식으로 대화하는 가운데 온돌에 관한 화두가 나왔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를 것 같아서 예전의 온돌방식에 대해 조금은 더 알고 있는 내가 설명을 했는데 어느 순간 자식들의 리액션이 없어서  내가 설명을 잘못했나 싶어서 다시 설명을 하려는데 "아버지! 고래가 뭔데요?" 하고 아들이 질문을 했다. 역시나 그랬다.

요즘 애들은 조상의 빛난 문화에 대한 내용보다는 껍데기만 알 뿐이거나 아예 모르고 있을 것이라는 내 추측이 어쩜 슬프게도 맞고 있었다. ㅎㅎ

 

그래서, 나는 온돌 방식에 어떤 우수한 우리의 과학이 숨어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아궁이 부터 굴뚝까지의 모든 기자재의 명칭부터 설명을 했지만 당장의 아쉬운 것은 애들이 온돌 방식의 우수성을 이해하기 보다는 고래라는 명칭의 어원부터 알려고 하는 생각차이에 화가 날 지경이 되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르쳤더니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는 것에 어이없는 이 답답함.

 

으아! 어떻게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지?

왜? 불이 지나는 통로를 고래라고 하고 고로라고도 하고 표준어는 어떻고 사투리는 어떻다. 등등등 ....

설명을 해도 아는 듯 모르는 듯. ㅋㅋ 

하동 칠불사의 아자방은 온돌의 진수를 간직한 곳이다.

 

 그 때 부터 풍속과 문화의 우수성 보다 그 시대의 물건의 명칭, 행동의 표현, 과학적 풀이 들을 설명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다. 아마 모르긴 해도 우리 같은 세대지만 안봤으면 알 수 없고, 관심이 없으면 전혀 모르고 또, 몰라도 되고 그런 것들이 너무 많지만 하나 같이 다 버리면 안 될 것만 같은 귀중한 것들이 그저 세월의 흐름 속에 자연적인 것 처럼 뭍히고 있는 것이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다고 누가 억지로 가르친다고 하더라도 받아 들이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기는 한데 ...아~!

 

 어쨋거나 그런 생각을 숙제처럼 간직하고 있는데 마침 오늘자 신문에 그 날 안타까웠던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지만 젊은 세대들의 어휘력 문제를 꼬집고 해법을 제시한 기사가 실렸기에 링크를 걸며 우리 모두가 공유하여 더 나은 또 다른 해법을 찾아 냈으면 싶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8425

 

[이우석의 문화 단상] 한글세대의 문해력 추락, 한자교육이 답이다 | 중앙일보

그런데 이 한자어를 한자가 아닌 한글로만 표기하는 한글전용(專用)정책에 따라 지금의 한글세대는 한자 지식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막연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이러한 오해와 소통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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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용하는 언어인 한국어는 고유어(순수 우리말), 한자어, 외래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예컨대 ‘찬물’과 ‘헤엄’은 순수 우리말이고 ‘냉수’와 ‘수영’은 한자어인데, 모두 한국어로 분류된다. ‘버스’ ‘컴퓨터’처럼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어도 있고 ‘버섯피자’와 ‘교통카드’ 같이 여러 요소가 섞여 있는 혼종어도 있다.

이처럼 한국어는 다양한 단어들이 어휘체계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한국어 단어의 약 70%는 한자로 구성된 한자어가 차지한다. 한자는 하나하나가 뜻이 있는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한자로 표기된 한자어를 보면 단어의 뜻이 쉽게 파악이 된다. 무엇보다 문해력(文解力), 즉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 한자어를 한자가 아닌 한글로만 표기하는 한글전용(專用)정책에 따라 지금의 한글세대는 한자 지식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막연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자연히 어휘력과 문해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크다. 한글세대는 어떻게 보면 한자 교육 부재에서 오는 선의의 피해자다.

최근 언론에서 혼숙(混宿)을 ‘혼자 숙박’으로 알고, ‘우천시(雨天時) 행사 취소’에서 ‘우천시(市)가 어디?’로 묻는다는 기사를 보고 실소를 넘어 가슴이 아팠다. 위증교사(僞證敎唆)를 ‘위증을 가르치는 교사(敎師)?’라는 농담을 들을 때는 웃음보다 한숨이 나온다.

한자세대인 필자조차도 한글로 표기된 ‘노조 전임자’에서 전임자(專任者)를 전에 노조에 근무한 적이 있는 전임자(前任者)로 오해하고, ‘다문화 센터’에서 다문화(多文化)를 ‘전통 차(茶)’를 마시는 곳으로 잘못 안 적이 있다. 이러한 오해와 소통 부재는 한글전용정책에 따라 한자어를 한자가 아닌 한글로만 표기하도록 규정한 데에 기인한다.

1948년 한글전용법이 제정된 이래로 한글전용론과 한자혼용론을 놓고 논쟁하면서 한국어 문자정책이 수없이 바뀌었다. 1970년 이후 한자는 교과서에서 잠시 사라졌다가 1975년부터 괄호 속에 보조적으로 병기하는 형태로 다시 등장했다. 한자를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 괄호 속에 병기된 한자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또한 1972년에 제정된 ‘한문 교육용 기초한자 1800자’도 국어 시간이 아닌 한문 시간에 극히 일부분만 가르칠 뿐 학교에서 한자 교육은 매우 빈약하다.

이에 반해 일본은 1946년 당용한자(當用漢字) 1850자를, 1981년에 상용한자(常用漢字) 1945자를 선정해 사용해왔다. 2010년에는 신상용한자(新常用漢字)를 2136자로 확대 개정해 법령과 공용문서는 물론 신문·방송·잡지 등에서 일본어 표기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일본은 자기 나라의 가나(かな) 문자가 있음에도 한자를 적절하고 편리하게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다. 한자의 필획(筆劃)이 복잡한 번체자(繁體字)를 쓰던 중국은 1964년부터 한자의 약자화 정책에 따라 간체자(簡體字)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6년부터 간체자 2253자가 통용되고 있다.

공교육기관인 학교에서 한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지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언어 현실은 어떠한가. 한자를 읽고 쓰는 능력이 크게 부족한 한글세대가 우리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한자 교육의 부재로 인해 단어의 의미 파악이 잘 안 될 뿐 아니라 문해력도 매우 약하다.

대학진학 뒤 한자어 몰라 고생
중고교 과정에서 한자를 충실하게 배우지 않으면 대학에 진학한 뒤에 깊이 있는 학문을 연구하는 단계에서 뒤늦게 한자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고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법령과 과학기술·의학 분야에서는 한자로 된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들 한글세대에는 큰 부담이다. 예컨대 ‘허리 디스크’란 의학 용어에서 디스크, 즉 추간판(椎間板)이라는 단어는 한자만 알면 바로 ‘척추 사이의 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글전용론과 한자혼용론은 지금 우리 사회의 정치적인 이념 논쟁과는 다르다. 한국어에서 한자어는 엄연히 고유어·외래어·혼종어와 함께 어휘 체계의 한 축을 이룬다. 한자어는 한자로 표기해야 그 효용성이 제대로 나타난다. 이는 알파벳을 활용해 영어를 표기하는 이치와 같다. 영어 교육이 희망자에게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듯이 한자 교육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대폭 강화해 학생들의 어휘력과 문해력을 키워줘야 두고두고 유용할 것이다. 충실한 한자 교육을 통해 국민의 지적 수준이 높아지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우석 영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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