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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기검진 결과를 접하고 240511

by 올곧이 2024. 5. 11.

5월11일 토요일

 

 모처럼 하늘 같은 하늘풍경을 봅니다.

새파란 바탕에 새하얀 구름이 둥실둥실 떠가며 햇살이 밝아서 그림자도 더욱 진하게 나타나는 그런 아침입니다.

바람은 불지 않으면서도 온도계는 이미 18도를 넘어서고 있어서 오늘은 덥지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그래서, 어제 받은 "일반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를 보며 아침의 향방을 열어보려고 합니다.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이젠 싫어집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해가 거듭될 수록 좋아지는 것이 있겠나 싶거든요! 역시나 올 해의 결과를 보면서 더더욱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내시경 결과때문에 약봉지가 터질 정도로 약을 받아놓고 복욕중이거든요! ㅎㅎ

 

 수면내시경으로 위검사를 했는데 위 점막에서 출혈이 있고 위벽 전체가 홍역발진을 하는 애들 얼굴처럼 수많은 붉은 점막들이 곧 터질 듯이 준비를 하는 것 같이...원인은 의사가 가르쳐 주지 않더라도 이미 알고는 있지만 출혈이 있는 것은 이번에 새로 발견한 것이네요. 위에 안좋은 음식은 왜 그렇게 좋은지? 맵고, 자극성 있는 땡초와 와사비나 산초가루가 들어간 음식에다 양주나 고량주 처럼 도스 높은 술이 그렇게 당기니 말입니다.

 

 정기검진을 받고 난 뒤부터 지금까지 대충 보름 정도 약을 먹고 술과 커피를 하지 못하니 아주 죽을 맛입니다. 아직 더 큰 병이 걸리지 않은 걸 고마워 해야되는데도 어쩌면 빨리 다시 그 습관으로 술과 담배, 자극성있는 음식을 먹을까 하고 기다리는 꼴(?)이라니? 한심하기도 하고...

 

 위장만 그랬으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이제는 총체적 난국을 맞았습니다.

간수치도 그렇고 혈압에다 혈당도 의심된다고 그러는데 과체중에다 아이고! 입에 올리기도 챙피할 정도에다 3개월 뒤 추적검사를 해야 되니 다시 병원에 오라고... 이건 뭐...시쳇말로 "종합병원" 그 자체 같습니다.

 

 아내가 같이 보자며 곁으로 왔지만 혼자 보기도 민망한데 같이 보자고 하니 순간 짜증이 올라오려고 해서 "나는 다봤다"며 결과서를 넘겼습니다. 그 이후의 일은 안봐도 비디오? "이제 그만 좀 하라"는 아내의 말 끝에 "그럼, 굶어 죽을까?" 하는 짜증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았네요! 방귀 뀐 놈이 성질을 부린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ㅎㅎ

 

 빨리 이 순간을 넘기는 것이 상책이다 싶어서 아내에게 산책 나가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오늘은 "동학농민 혁명일"이라는 기념일이거든요!

이 얘기를 거부감 없이 꺼낼 수 있는 이유가 가까운 곳에 천도교의 교조인 수운최제우선생의 유허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운동삼아 성안으로 오가는 길에 자주 들렀지만 아내는 아마 모르고 있지 싶네요.

 

 실은 나도 동학에 대해서 대충 흘러 들었을 뿐 자세한 역사적 기록이나 이런 것은 잘 모르는 편인데 이번 기회에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최소한 우리의 문화제로 등록돼 있는 유산인데 그걸 모른다는 것도 어쩌면 무관심을 떠나 무식한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어쨌거나 내일은 오늘 공부한 동학에 대해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을까요? ㅎㅎ

얘기를 해 놓고도 자신없이 의문부호를 찍은 이유를 혹시 눈치 챘었나요? ㅋㅋ

조금 황당스럽게 이해되면서도 "이건 아닌데..."라고 강하게 거부하고 싶은 내용이 무슨 조사를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는 가운데  "인지장애"가 있을지 모른다는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와서 깜짝 놀라고 있는 중입니다. "이 무슨 소리람?"

 

 암튼 오늘 아침 기분은 꽝에 가깝지만 산책도 하고 역사공부도 하고 나면 좋아지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주말이고 하니 가족과 즐겁게 보내는 날이 되기를 바랄께요. 믿습니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