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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문사 가는 날 240510

by 올곧이 2024. 5. 10.

5월10일 금요일

 

  오월도 어느 덧 중순으로 들어 갑니다.

조금 일찍 일어났는데도 커텐을 내린 창문이 벌써 훤 합니다.

밖을 내다 보니 공원에서 산책하는 할머니는 새까맣고 선명한 그림자를 반려견 처럼 데리고 다닙니다. 요즘은 아침이 너무 일찍 오고 저녁은 너무 늦게 가므로 활동하기엔 넉넉해서 좋은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니 그것 참 궁합도 어찌 이렇게 안맞는지?! ㅋ

 

 오늘은 며칠 전에 아내가 같이 외출하자고 부탁을 한 날이입니다.

뭐 별다른 일로 그런 것은 아니고 한 삼 사년 되었을라나?! 그 때도 이 맘 때 정도 되었는데... 아하! 그 때도 어버이 날 기념으로 딸래미가 개량 한복을 사와서 같이 나들이를 하자면서 간 곳이 청도 운문사였습니다. 아내는 그 때의 기분이 좋았는지 아니면 불심이 생겼는지 작년에도 이 맘 때 운문사를 갔었네요. 암튼 딸래미는 오늘 출근을 하는 날이어서 같이 가지 못하고 우리 둘이서 조용하게 가보고 싶다고...부처님 오신날은 붐빌테니 지금이 딱이라는 사족을 달면서...ㅎㅎ

 

 뭐 딱히 정해진 일도 없으니 모처럼 푸르름을 느끼면서 운문산을 한바퀴 돌아본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준비를 합니다. 오늘 오후엔 서당에 가는 날이기도 하니 조금 일찍 갔다오면 시간도 괜찮을 것 같아 조금 일찍 나서기로 했습니다.

 

 절(사찰)이라 하면, 옛날 아주 어릴 때는 어머니를 따라서 참 많이 다녔습니다. 연암에 있는 옥천암인데 산전 집하고는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걸어서 갔다오곤 했었지요! 그런데, 절에 다니는 것은 뭐 어머니의 종교가 그렇다치지만 그 외에도 지금 생각하면 조금 어이없는 일도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는 아들이라고는 정말 귀하게 얻었지만 어디서 들었는지 "아들이 명이 짧으니 그 양밥으로 많은 엄마를 만들어 주면 된다!"는 얘기를 듣고선 절에서 불공을 드리고 집으로 오는 도중에는 꼭 연암(동네)에 들러서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다음부터 는 엄마라고 불러라며 인사를 하라고 해서 그 때는 적잖이 혼동을 겪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어린 마음에 멀쩡하게 눈 앞에 진짜 어머니를 두고서 또 다른 사람에게 엄마라고 부르라고 하니...? ㅋ

 시키는 대로 엄마라고 부르기는 했지만 진짜 우리 어머니가 나를 버리려고 그러시나 하는 걱정도 했지 싶네요. 뭐 어쨋거나 나는 아직 살아 있으니 그 양밥은 효험이 있었다고 봐야겠지요? ㅎㅎ

지금도 절을 생각하니 이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아마도 그 때 충격이 컸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그건 그렇고...

오늘 다른 일정이 있나 싶어서 달력을 보니 오늘은 "유권자의 날"이자 "바다식물일"이라는 기념일이네요.

공직선거법에서 매년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정하고, 유권자의 날부터 1주간을 ‘유권자 주간’으로 한다고...

유래는 우리나라가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라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처음 도입하여 치런 제헌국회 선거일이 1948년 5월 10일이라고 합니다만 지금도 전국에서는 얼마 전에 치런 4.10 총선에서 외부세력이 개입하여 사전투표결과를 조작했다면서 난린데 유권자를 중시한다고? 그리고,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부터 대부분 관리자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조사받고 있는 지금에 유권자를 어쩌고 저쩌고 정신이 있기나 할까요? 참 한심하다 못해 "기본이나 지켜라"며 한 대 패주고 싶습니다.

 

 오늘은 또 "바다식물일"이라고도 했지요?!

바다 사막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바다숲을 조성하여 해양생태계를 회복하자는 취지로 지정된 기념일이라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날을 알고 기념행사라도 할지? 물론 어부나 바다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알아야 되고 그에 따른 행사도 하겠지요?

 지금도 우리 연해에는 바닷물 속에 있는 바위나 돌 등이 흰색으로 변하는 백화현상을 겪고 있고 해양오염, 기후변화, 조식동물(해조류를 먹는 동물)의 증가 등으로 인해서 그 많던 오징어가 금징어가 되는 등 문제가 많지만 일반 우리가 감당하기엔 뭘 해야 될지? 이건 정부차원에서 널리 계몽을 하던지 해야 할 것 같은데...내 마음 알아주려나? ㅎㅎ

단, 우리 끼리 라도 낚시가서 비닐 봉다리(봉지), 낚시바늘 등 어구는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으로 "약 속 !" ㅎㅎ

 

 시간이 째깍째깍 잘도 가네요!

오늘도 좋은 생각과 즐거운 마음으로 힘차게 시작했으면 합니다. 건 강!

 

태화동에서...

2년 전 운문사 대웅전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