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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월은? 240501

by 올곧이 2024. 5. 1.

5월1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별일 없으시기를...

엊저녁 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에 그쳤는가 봅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차들이 빠져 나간 자리에는 아리쏭한 그림을 그린 듯 마른자리들이 보입니다.

뒷쪽으로 와서 보니 그제 하얗게 한 두 개의 아카시꽃 꼬다리(?)가 보이는가 싶더니 벌써 만개를 하였네요.

지금은 비에 씻겨서 향기를 맡을 수는 없지만 곧 농후한 향기에 정신을 잃지 않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오월의 개시일입니다.

하늘은 비를 머금었는지 희뿌옇고 지금 여덟시 반 기온은 15도 인데 스마트폰에는 13도라고 나옵니다.

오월은 흔히들 '장미의 계절'이라고도 하고 '녹음이 짙어가는 달'이니 뭐니 수식어가 많은 달입니다. 그런 만큼 사람들이 의미를 두고 싶다는 달이기도 하고 또, 그 만큼 바쁘다는 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이 개시 첫날이지만 기다렸단 듯이 근로자의 날이라고 기념하잖아요?! ㅎㅎ

 

그래서, 오월엔 대체 어떤 기념일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네이버 달력을 봤더니 무려 열 나흘이 기념일이거나 휴일로 지정된 날이네요. 근로자의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유권자의, 바다식목, 동학농민, 국제간호사, 식품안전, 부처님 오신, 스승, 발명의, 세계인, 성년, 부부, 바다, 세계금연의 날 등등 (솔직히 5.18은 억지가 너무 많아서 억지를 걷어 낼 때까지는 ...).

이 많은 날 들 중에 살아있는 사람치고 하나도 해당 안되는 사람은 아마 없겠지요? ㅎㅎ

 

 예를 들면, 우리나라 헌법에도 명시되었듯이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진다"라고 했으니 대부분이 오늘 근로자의 날에 해당될 것이고 또, 개인적으로는 어버이거나 자식일 수 밖에 없으니 이 또한 어버이 날에, 스승의 날 등에 천둥벌거숭이가 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마도 선배님들은 기념일들을 씨줄날줄 줄줄이 연결시키면 서로 소통하고 부흥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은데 젊은(?) 내가 생각해도 참 옳았다 싶네요. ㅎㅎ

 

 그런데 이게 뭡니까?

각자가 제자리에서 제 역할만 잘 해도 서로 연결되어있어서 개인이나 집단이나 나라 모두가 걱정할 일 없이 순조롭겠다 생각하는 이 좋은 때에 도저히 믿기지 않은 일로 실망을 시키는 사람들이 아침 신문을 더럽히고 있었네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으로만 구성되어야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렇게 구린내가 진동할 만큼의 썩은 짓을 하였다니...한참 동안 말문이 막혀서....

 

선거관리위원회라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제일 철저한 중립을 지키면서 민주주의를 보호해야할 임무를 맡았을 것인데  탈법도 모자라 불법을 더하여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선관위원회를 맡은 수장인 선관위사무총장(김세환)의 아들을 '세자'라는 조선시대의 군주적 호칭을 써가면서 불법 채용을 하였다니 그 위세를 가진 그의 행적이야 말해 뭣하겠습니까?

거기다가 선관위도 썩을 대로 썩어서 간부 대부분이 탈법과 불법을 저지르다 감사원에 의해 검찰에 고발을 당했다하니...

나라가 걱정이고 허탈합니다.

 

 말하기가 조심 스럽지만 최근 외신에서도 "대한민국이 쇠퇴의 기로에 섰다"는 특집기사가 나왔다더니 아마도 나만 몰랐던가 싶은 생각에 자괴감도 듭니다. 어디 자괴감만 들었겠습니까? "이런 쳐죽일 놈들! 어떠한 외압도 받지 말라고 무소불위의 자리를 줬더니 지들이 권력인냥 저런 짓거리를...이런 놈들 때문에..." 하는 소리가 목구멍에 가래처럼 달라붙어서 내내 불편하네요.

 

 좋은 말만 하라는 가르침을 생생하게 기억하고는 있지만 이렇게 험한 욕소리가 나오는 것은 아마도 덜 배운 저의 실수인 듯해서 자중 또 자중하려고 합니다만...에이그~

빨리 화장실에 가서 눈도 씻고, 귀도 씻고, 입을 씻어야겠습니다.

 

 아무려면 오월은 변하지 않습니다.

피는 장미처럼 아름답고 연두색이 여물어 가는 녹음으로 무성하길 바라면서 되도 안한 글로 안부라면서 드리게 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오후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탁 트인 높은 곳에 올라 더 넓은 세상을 내려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녹음이 짙어 가듯 튼튼해지면 좋겠네요. 힘 냅시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