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밤샘의 결과 240426

by 올곧이 2024. 4. 26.

4월26일 금요일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새벽 프랑스올림픽 출전 티켓을 두고 벌어지는 인도네시아와 우리대표팀 간 축구경기 보셨습니까?

정말 열심히 싸웠고 열심히 응원을 보냈지만 아쉽게 지고 말았네요.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ㅎㅎ

 

 어제 오후에 아내와 둘이서 뒷산을 한바퀴 돌고 와서 김치전과 쌀국수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서 새벽 2시30분 부터 중계하는 축구경기를 봤습니다. 시작한지 몇 분이 지나서 한 골을 넣는가 했더니 VAR 심사로 아쉽게  무산이 된 뒤 부터 경기가 어렵게 어렵게 흘러갔습니다. 한 골을 먹고, 그 한 골을 만회하는가 했더니 또 한 골을 더 먹고는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에 들어서도 열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급기야는 우리 선수가 파울을 하여 퇴장을 당하고, 이어 감독도 퇴장을 당한 가운데 경기는 열세로 흘러갔지만 가까스로 실점을 만회하고 ...2:2 뜨아~

 

 시간이 갈수록 피곤이 밀려오면서 눈도 따가웠지만 눈을 뗄 수 없는 경기의 과정들이 이루 말 할 수 없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지났으나 팽팽한 스코어는 그대로였고 연장전을 모두 치르고도 승부는 나지 않아 결국은 승부차기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승부차기는 선발 다섯명으로도 승부를 못내고,  6명, 7명, 8명...끝내 마지막 선수까지 승부차기를 했지만 그래도 승부는 갈리지 않고, 다시 일회전을 더 돌아야 하는 그야말로 난생 처음보는 치열한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인도네시아 골키퍼의 선방으로 우리나라가 지긴 하였지만 이것은 지고 이기고의 결과를 떠나서 모두가 잘 싸웠던 경기였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체력이 고갈된 선수들이 몇번의 실수를 저질렀지만 이건 온전히 잘못이라고 따지기가 너무 미안할 정도로 경기가 어려웠고, 체력이 고갈 상태였는지라 그냥 이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인터넷에는 "감독이 무능하다", "협회에서 잘못하고 있으니 운영진은 물러나라"는 등의 비난이 엄청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실력과 인도네시아의 실력(FIFA순위)은 비교대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지요! 그런데다 지난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도 내부 분란으로 상상할 수 없는 패배를 맛봤는데 그에 대한 문제를 개선하지 않은체 유야무야 덮고 있었거든요! 아마도 그 이유가 너무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그 것을 떠나서 이 번에 선수들이 온 힘을 쏟은 것을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봤던 나는 양심상 도저히 비난을 할 수도 해서도 안된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중국사람이지만 공자는 己所不欲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 이라며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마라"고 제자들을 훈계한 말을 약간 빌리자면, 나는 저 선수들 만큼 할 수 없으면서 선수들이 잘했느니 못했느니 따지고 핀잔한다는 것은 도저히 양심상 해서는 안 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하늘은 뿌옇지만 그제 내린 비로 대기가 좋아서 축구경기를 지켜보지 않으신 분들은 불금을 즐기긴 딱인 것 같네요. 저는 오후에 서당에 가려고 하지만 지금 당장 눈이 따갑고 눈꺼풀이 자꾸만 내려와서 잠이 시급한 것 같아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괜히 지나간 일에 휩싸이지 마시고 즐거운 주말이 되시기를 바랄께요.  화이팅!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