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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법의 날 240425

by 올곧이 2024. 4. 25.

4월25일 목요일

 

 아침이 참 아름답다고 느끼기는 오랜만입니다.

우선 시각적으로 보면 온통 검정색의 밤을 물리치고 하늘을 향해 두팔을 활짝 벌려선 각양각색의 만물들의 승리에 찬 풍경이 그렇습니다. 물론 과학적으로 보면 태양빛으로 제각각의 색체들과 모양들이 가시광선에 의해 보여지는 것이겠지만 잠시 착각에 빠져보면 저 모든 것들이 같은 생각으로 뭉쳐서 어둠과 싸워 이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햇빛은 그 시각에 나타난 덤이고...오늘 아침 시작이 좀 엉뚱하려나? ㅋㅋ

 

 봄바람이라고 하기엔 조금 바람이 세다고 해야 하나?

명정교 다리위의 태극기도 제법 빠르게 펄럭이고 있고 뒷산의 작은 나무들도 연신 산 위쪽으로 마뭇가지를 곤두세웠다가 내리고를 반복 합니다. 어쩌면 나이드신 할머니가 흥에 겨워서 일어나긴 했지만 금새 힘에 부쳐서 앉아버리는 듯한 모습입니다. 뒷베란다에서 한참 동안 그걸 보고 섰노라니 금새 수십분이 흘러갔나 봅니다. 아내의 핀잔이 들립니다. "여보! 약 먹을 시간이라니깐요?" ㅎㅎ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방으로 들어 왔습니다.

 

 그 약은 오늘이면 안 먹어도 되는 (정확히 말해 오늘 점심까지만 먹으라고 처방받은) 무좀약입니다.

약을 먹고 안부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켜고 달력을 보니 오늘은 "법의 날"이랍니다. 이런 날이 있었지 정도로만 알고 있는 법의 날! 이젠 시간적 여유도 있거니와 다른 일정도 없으니 좀 더 자세히 알아 보려고 나무위키(사전)을 봅니다.

 

"매년 4월 25일 국민의 준법정신을 앙양하고 법의 존엄성을 진작하기 위하여 법무부에서 주관하는 국가기념일"이라고 정의하고 최초로 제정한 나라는 미국, 우리나라도 국제관례에 따라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제정하였으나 2003년부터 범국민적 기념행사로 활성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1895년 근대적 사법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재판소구성법 시행일인 4월 25일로 변경되었으며 정부행사 간소화 방침에 따라 격년제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그런데, 오늘도 행사를 하겠지만 최근 4월10일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죄를 짓고 재판을 받고있는 사람들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이 부지기 수라서 ...글쎄요? 과연 이 사람들이 자기가 범죄인인데 누구를 위해 법을 만들고, 고치고, 없앨지 생각을 하면 법은 나하고는 상관없지는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리고, 당선된 저들도 출마하는 순간부터도 잘못된 생각과 양심이었겠지만 그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킨 유권자들을 생각하면 과연 어떤 생각으로 저런 피의자들을 법을 주무르는 국회의원으로 뽑아줬을까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 생각이 남들과 많이 차이가 있나? 하는 스스로 의심을 해야하는 지경이니...법치국가의 국민이 법때문에 골치를 앓아야 될 것 같네요!

 

 아침이면 항상 좋은 생각을 하리라 마음을 먹으면서도 또 이렇게 주변을 이기지 못하고 엉뚱하게 빠지려고 하네요.

어렴풋이 한번 본 듯한 격언 중에 "나쁜 소리를 들으면 귀를 씻고, 나쁜 것을 보면 눈을 씻는다"는 말이 있듯이 내 마음을 씻어 내는게 더 빠른 방법이라 생각하고 조동화씨의 시 한편으로 마음을 씻고야 말겠습니다.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1949~)​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똑같이 되어야 한다는 강제는 못하더라도 좋은 생각과 아름답자는 마음은 같아도 될 것이기에...

좋은 하루를 예약하는 아침이기를...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