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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시 힘을 내자 240424

by 올곧이 2024. 4. 24.

4월24일 수요일

 

 안녕하십니까? 안부글을 전하지 못한 것이 벌써 일주일이 지난 것 같습니다.

오늘 만큼은 안부를 전해야겠다고 컴퓨터 앞에 안았지만 멍한 기분에 선듯 키보드에 손가락이 멈춰버리네요.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아서 그랬는지 우울한 마음에 안부글을 써도 민폐만 될 것 같아서 기분전환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완전히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장기간을 지속하다 보면 습관이 될 것 같아서 억지로라도 한 두자라도 적기로 했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비가 밤사이에도 내렸는지 창문을 여니 비는 멈추었고 시원한 공기가 볼에 착 붙는 듯이 약간은 수분끼가 있습니다. 베란다에 핀 부겐베리아 꽃닢 너머로 1동 화단에도 연분홍과 섞인 분홍색 그리고 빨강 영산홍이 연두색 정원수와 한데 어울려서 묘하게 아름답게 보이네요.기분이 한결 좋아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기온이 11도나 되어 시원하지만 오후에는 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선지 뒷산 까마귀들이 제법 바쁜 대화를 하며 날아갑니다. 산 모퉁이의 텃밭에는 제법 채소들이 많이 자랐는지 연두색 잎을 뽐내고 있고 소나무에 달린 솔강냉이도 화분을 모두 쏟아냈는지 색이 갈색으로 바래고 쪼그라 들고 있습니다. 이런 풍경을 접하니 마음도 한결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안부글을 마지막으로 쓴 것이 지난 14일이었네요.

그동안 몸도 마음도 안좋았다는 것만 기억되고 있어서 뭘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군대선배의 어머님 별세에 갔다는 생각 밖에는 전혀 떠오르지 않으니 스스로 기억을 되살리긴 걸렀고,  어쩔 수 없이 다른 방법을 고민한 끝에 휴대폰 일정표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아 기록을 봤더니 나름으론 가만히 있는 날 보다는 움직인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15일 오전엔 태화강 공원을 돌며 제비를 보았고 오후엔 서당에 가서 도반들과 지냈고, 16일엔 딸래미와 셋이서 경주 불국사 겹벚꽃을 보러 갔었고, 17일, 18일은 기록이 없는 것으로 봐서 쉬었고, 19일엔 친구와 신불산 나물산채를 나갔고, 20일은 아내와 이마트에서 기분좋게 쇼핑을 했는데 그 날은 특이하게 내가 먹고 싶다고 관심을 보인 소주, 맥주, 와인, 치즈안주, 통닭 등을 다 사는 것이었는데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날이 결혼기념일이었네요. 그것도 모르고 군대선배의 모친초상에 가서 전우들과 술병을 비우고 있는 중에 딸래미의 문자를 받고서야 집에 와서 적당히 둘러대고는 딸래미가 준비한 축하케익과 마라탕 같은 중국음식(안주)과 고량주로 분위기를 풀었습니다. 아내가 아무 말은 안했지만 실망이 얼마나 컸을지?

내 기억으로도 이렇게 기념일을 이벤트 없이 보내지는 않았는데 ...이제 사랑도 늙었나? ㅎㅎ

암튼 그런 실수로 벌을 받았는지 21일엔 왼쪽 새끼발가락이 퉁퉁 부어서 이리저리 살펴보니 여기저기 수포가 있고 일부는 터져서 진물이 번졌으며, 발가락 사이는 무좀이 다시 도지고 있어서 심각할 지경이었네요.

 

무좀은 작년 기간제 일을 할 때 물려 받은 남의 장화를 받아 신었는데 거기서 무좀균이 옮았는지 조금 가렵고 피부가 벗겨지는 증상이 있어서 약을 바르고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나은게 아니었나 봅니다. 

 

결국 21일은 집에서 무좀균의 진지를 깨부술 방법으로 보낸 것 같고 (걸을 수 없이 퉁퉁부었고 진물이 계속 흘러서) 22일엔 서당에도 가지 못하고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바르는 연고와 먹는 약을 처방 받아서 저녁부터 먹고 바르고를 합니다. 어제(23일)도 종일토록 발가락을 살펴주는 애정을 보였지만 아직 눈에 띄게 좋아지진 않고 약이 독한지 속만 따갑고 아침에는 목구멍에 이질감이 느껴져서 가래침을 뱉었는데 핏덩이로 보이는 것이 세면기로 빨려 내려가네요. 이것 참 큰일입니다. ㅎ

 

 하루라도 빨리 회복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더 이상 좋은 방법이 없으니 죽어라 하고 의사가 시키는 대로 먹고 바르는 수 밖에 없네요. 혹시 주변에 무좀과 전투를 경험한 사람이 있는지 살펴봐 주시고 이기는 방법 조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어지럽네요. ㅎㅎ

 

 그나마 아침 기분이 좋으니 뭔가는 잘 풀릴 것 같기도 합니다.

오후엔 발가락에 수포가 터지지 않게 솜이라도 끼우고 서당에 나가보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이런 활동도 못하는 때가 오기 전에 한시간 아니 단 1분이라도 활동할 수 있을 때가 좋은 것이지요!

건강할 때 건강을 잘 지켜야 하는데... 그게 참 쉬운듯 하면서도 항상 의외의 복병이 나타나니...

그래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니 조금은 더 희망이 보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살아봅시다.

건강하게....화이팅!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