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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大寒) 240120

by 올곧이 2024. 1. 20.

1월20일 토요일

 

 오늘은 늦잠이 아니라 아예 낮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어제 오후에 서당에 갔다가 저녁 늦게 귀가해서 밥시간이 조금 늦었는데 식사를 했지만 여전히 출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요즘 체중이 늘어서 밥을 조금씩 양을 줄이고 있었는데다 예전처럼 즉시즉시 느낌이 오는게 아니라 그런지 포만감이 늦게와서 그랬는가 봅니다. 그런데다 TV에는 해외여행자들의 맛집여행기도 나오니 더 그랬는지 결국 아내에게 출출하다는 하소연을 했더니 지난번 며느리가 가져와서 먹다가 남긴 고량주에 간식을 먹었는데 이렇게 골아 떨어졌네요.

물론 아침에는 당연히 일어나서 볼 일을 보고 일기를 보니 비는 내리고 컴컴하니 무의식적으로 이불 속에 다시 들어갔나 봅니다.  "점심 같이 하자"는 자형의 전화가 없었다면 아마 종일토록 이불 속에 있을 뻔 했습니다.ㅎㅎ

 

 달력을 보니 오늘이 대한(大寒)이네요.

인터넷을 보니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 대한(大寒) 순으로 춥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이 소한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소한 무렵이 최고로 춥다고 합니다. 그 속담 외에도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거나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니 확실히 대한이 소한보다는 덜 춥다는 말이겠지요? 

 일기예보도 "토요일인 20일은 '큰 추위'를 뜻하는 절기인 대한(大寒)이지만 낮 최고기온은 영상 3∼9도로 평년보다도 따뜻한 가운데 전국적으로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포근한 날씨는 일요일까지 이어지다가 22일부터 기온이 내려가 추워질 전망이다. 일요일은 강원 영동을 중심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가운데 특히 강원 산지에는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리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강원 영동과 남부지방, 제주도에 비 또는 눈이 오고 저녁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겠다 "니 어쩌면 오늘 내리는 비는 종일토록 내릴 것 같습니다.

 

 요즘 날씨를 보면 겨울답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갑자기 든 생각은 "지금 봄이 오는 것 아닌가?"하는 것입니다. 이상기온인 것의 정확한 징조를 한계하지 않았기에 드는 생각이지만 이맘 때가 추운 겨울이었던 것은 맞지만 이젠 계절이 지구 온난화로 봄, 가을이 짧아진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겨울이 아니고 봄이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가네요.

 

 암튼 어린시절 산전에 살 때를 생각하면 겨울은 참 혹독하게 추워서 이 맘 때면 작은 방문 아래로 들어오는 황소바람을 막기 위해 막아 둔 걸레가 꽁꽁얼고 동천강을 따라 내려오는 차가운 북풍에 놀러 나가는 것은 엄두에도 내지 못하고 방문에 붙여 둔 더 작은 유리창(5x5센티)으로 밖을 내다보는 것이 일과였습니다.

 

 밖을 보면 추위는 아랑곳 없이 시커먼 기차가 진장마을이 덮을 정도로 성난 콧김을 뿜으면서 "꽤~액" 고함을 지르고 지나가면 "지금 몇 시다"하고 알게 되었지요. 기차가 지금의 시계였습니다. (그 당시엔 시계없는 집이 대부분이었으니 정해진 시간에 지나가는 기차를 보면서 시간을 추정했지요) ㅎㅎ

그리고, 기차가 지나가면 이옷 저옷을 겹쳐 입고는 동천강을 지나는 철로밑으로 가서 기차에서 흘린 조개탄을 줏어 모아서 방학이 끝나면 교실 난로에 넣기위해 학교에 공출(?)하기도 하고... 

 또, 나간 김에 강에 얼어 붙은 얼음을 지치고 놀다가 깨진 얼음에 빠지기도 하고, 빠지면 불을 피워서 젖은 양말이나 옷을  빨리 말리려고 불가까이 대다가 태워 먹기도 하고, 당연히 태웠다고 집에 가면 엄마에게 혼쭐도 나고...ㅎㅎ

 

 옛생각을 하니 그 때가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지만 바삐가는 세월을 어찌합니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쉬움만 더해갈 뿐이니 조금이라도 즐거운 일을 찾아내는게 현명하겠지요?

주말이라 여행 아니면 집에 있을 예정이라면 어린 손자들에게 옛날 정취를 들려주는 것도 즐거움이 아니겠나 싶네요.

암튼 좋은 날 되시기를...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