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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죽걸산 240111

by 올곧이 2024. 1. 11.

 1월14일 목요일

 

 오늘은 아침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아직은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이라 남산터널을 뚫고 이예로를 내려오는 차들만 반짝입니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있는지 문수산도 희뿌옇게 드러날 뿐이고 새들은 추위도 아량곳 않고 나들이를 나왔는지 여기서 지저귀니 저기서 대답을 하지만 왠지 오늘은 찍찍거리며 다투는 소리 같이 들립니다.

아마도 내 몸이 정상이 아니다 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아 문을 닫고 어제의 일을 되돌아 봤습니다.

 

 어제 오전까지는 몸만 좀 아팠을 뿐 기분은 말끔하고 좋아서 신문도 정독을 하고 인터넷 서핑도 하는 등 여유를 즐기다가 오후에 서당에 가서 서예연습을 마치고 부터 예정에 없던 무거동 친구와의 만남 때문에 이렇게 피곤으로 찌들게 되었네요.

 

 아마 저녁 4시 정도쯤 되었을까? 무거동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범서 밤골에 있는 친구의  농장에서 아침부터 막걸리를 마시며 놀다가 "니가 생각 났다"면서 전화를 했는데 마치는 대로 우리집 근처 음식점으로 나오라는 거였습니다. 일단 오늘은 몸도 피곤하고 술은 피하고 싶었기에 왠만히 급한 일이 아니면 다음에 만나자고 했더니 막무가내로 쳐들어 온답니다. 이런?

결국 실랑이 끝에 마지못한 승낙을 하고 부랴부랴 서예연습을 끝내고 나오는데 버스를 타고 나오는 중에도 2차례 전화가 왔는데 급기야는 약속된 식당이 문을 닫았다면서 길가에서 기다린다고 빨리 나오라며 앙탈을 부립니다. ㅋㅋ

 

 이 친구는 천성이 좋은 술친구이면서 예전에 나에게 신세진 일이 있어서 그런지 버릇처럼 고맙다는 인사를 하곤 하지만 진정성이 있는지는 글쎄요? 친구니깐 뭐, 서로에게 의지를 하는게 서로가 좋은 것이니까! ㅎㅎ

그리고, 이 친구는 외국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가까운 친구가 없어서 내가 자주 어울려 주는 편입니다.

조금은 고정관념이 강하고 술에 취하면 자기 주장이 강해서 조금 말싸움도 자주 하는 편이고... ㅎㅎ

그래도 가급적이면 내 시간을 쪼개가면서도 만나주고는 있는데 문제는 취하고 나면 자기 주장을 많이 하고 주사가 좀 있으니 그게 조심스럽지요. 오늘같이 낯 술을 한 날엔 더더욱 약속 잡기가 껄끄럽고...ㅋ~

 

 암튼 버스를 타고 약속장소에 갔더니 골목 찬바람을 맞으며 불만을 털어 놓습니다. "빨리 나오지 않고" 라며...ㅎㅎ

친구니깐 으례히 하는 인사라 치고 근처의 '영농후계자'라는 돼지고기 집에 들어가서 저녁겸 반주(?)를 했는데 그 여파가 오늘 아침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것을 잠을 일찍 깨고서야 알았네요.

 

 오늘은 가능한한 운동으로 취기를 몰아내야 하는데 여기저기 성치않는 구석이 많아서 무슨 운동을 해야할지 고민이 됩니다. 다들 나처럼 이렇게 무리를 해가며 살지는 않을 텐데 나는 왜? 운명이 그런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 아버지를 닮아서 지나치게 호인? 아니지! 정확하게는 호구가 맞을 듯! ㅎㅎㅎ

암튼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니 오늘도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움직여 봅시다!

누죽걸산(누우면 죽고 걸어야 산다)을 예사로 생각하지 말고...

 

p.s 아침 신문에서 읽은 영림소프트랩 권영범 사장의 에세이 "왜 전체 최적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나"를 공유합니다.

 

[한경에세이] 왜 전체 최적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나

[한경에세이] 왜 전체 최적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나,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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