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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231203

by 올곧이 2023. 12. 3.

12월 3일 일요일

 

오늘도 느긋하게 일어났습니다.

미세먼지가 껴서 문수산이 약간 희멀겋다고 해야 표현이 될랑가요? 경상도 사투리로는 희꾸무리하다는 표현이 맞는데...

바람은 없어보이고 기온은 어제보다도 따스한 5도 정도인데 창을 여니 조금은 공기가 찹습니다.

이럴 땐 옷을 더 입는게 정석입니다. 다행히 내 몸은 예보장치가 좋은지 체온이 차갑기 전에 기침부터 나옵니다. ㅎㅎ

겉옷을 하나 더 걸치고 나니 차가운 느낌이 금새 사라지네요. 역시 아직 체질은 좋다는 것이겠지요?

 

어항에 고기밥을 주고 물고기의 대화에 심더렁하기 바쁘게 아내의 명령이 떨어집니다.

"오늘 점심은 수제비로 할려고 하니까 밀가루 반죽을 좀 해주세요"

참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밀가루 음식이라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옷소매를 걷어 올리고 식탁옆에 섰습니다.

이게 얼마만인지? ㅎㅎㅎ

 

어릴 때부터도 밀가루 음식을 너무 밝히다 보니 "쟤는 밀가리를 많이 먹어서 미국사람 처럼 키가 크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었을 정도인데 최근에는 아내가 밀가루 음식을 거의 안합니다.

왜냐하면,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소화를 못시키니 아내에겐 예사로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어제 저녁에도 얼피시 수제비 얘기를 꺼내기에 조금 오버하다시피 "좋아요"를 표현했습니다.

사실 밀가루 음식은 아내도 좋아해서 둘이서 청량저수지 옆에 빨간수제비를 먹으러 자주 다녔습니다.

그런 기호 식품을 안 먹은지 너무 오래되다 보니 입에 맛이 뱅뱅  돌았나 봅니다. 어쩔?

결국 둥근 양푼이에 반죽을 받았는데 너무 안했던 탓일까 처음엔 질다가 밀가루를 더 넣고는 되고를 몇 번 반복했네요. ㅋ~

 

반죽을 끝내놓고 쉬려는데 돌연 "아차! 오늘 남창장이네요! 장에 갑시다"라는 겁니다.

당연히 놀란표정으로 "왜?"를 발사했지요!

"남창장에 가야 진짜를 살 수 있다"며 메밀묵을 사러 가자는 겁니다.

"그럼 그렇지!"

요즘 집에 같이 있다보니 막걸리로 분위기를 띄울 때가 많은데 안주가 아무래도 신경 쓰였나 봅니다.

"그럼 반죽은 숙성시켜 두고 장에 가서 국밥이나 한그릇 먹고 오자"고 합의를 요청했습니다. 큭!

직장에서 해방되어 며칠 안된 변화이지만 역시 집에 있으니 이런 재미도 녹녹하네요.

 

어제도 나는 뒷산으로, 아내는 태화강변을 산책하고 중간에서 만나 돼지수육에 막걸리를 한병을 비웠더랬습니다.

계속 직장에 다녔더라면 아마도 이런 재미난 일도 점점 뒤로 밀릴 뻔 했겠지요?! 영영 못했거나...

 

오늘은 미세먼지만 없다면 나들이도 정말 신이 날 터인데, 부족한 만큼 내 머리가 수고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시간 만큼 웃을 수 있는 유머를 준비하면서도 즐겁네요!

그리고, 이 기분을 같이 나눴으면 싶은데...

암튼 좋은 하루 되시길 기원할께요!

 

태화동에서...

어제 하산후 태화강에 비친 강변그린주공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