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8일 토요일
아내의 짧은 비명(?) 에 느긋하던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눈왔다~! 여보! 눈왔어요!"
첫소리는 딸래미에게 보내는 기쁨이고, 그 다음은 신랑을 향한 동의요청인가? ㅎㅎ
올 해의 첫 눈을 제일 먼저 선점한 것을 선언이라도 하는 것일까? ㅋㅋ
속으로는 얼마나 왔는지 궁금하면서도 별 것 아닌 듯이 슬그머니 일어나 베란다를 내다 봤습니다.
기왕이면 "아! 진짜"라며 호응을 해줬으면 분위기가 한층 올랐을 텐데...'나는 이게 문제야!' ㅋㅋ
허~ 오긴 왔네요! 주차장 바닥에는 눈이 없지만 차 지붕에는 얇게 쌓였습니다.
어른들은 출근하기 바빠서 그냥 스치지만 꼬마 둘이서 눈덩이를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울산에는 좀처럼 눈이 오지 않은 걸 감안할 때 이 정도면 대설(?)이 아닐지? 너무 나갔나? ㅋㅋ
조금 더 이불과 친하고 싶었지만 강제로 잠을 쫓아버렸습니다.
화분에 물주고, 어항에 이끼를 닦아주고, 고기들 밥 먹이고, 방청소를 한 것 뿐인데 벌써 해는 중천입니다.
아하! 그러고 보니 유튜브로 뉴스도 복기하고 신문도 완독을 했었네요.
금방했는데도 한참을 생각해야 되는 이것이 우리 나이를 대변하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합니다.
그래도 어떡합니까? 현재의학으로는 어쩔 수 없이 해결할 수 없는 자연현상인데...
오늘은 공단에서 예초작업과 대청소를 주문 받아서 두시부터 다 같이 하기로 약속했는데...
그런데, 사실 너무 춥네요!
뒷베란다로 가서 온도계를 봤더니 빨간 막대가 영하와 영상 사이에서 게임을 청하는 것 같습니다.
'영상이게 영하이게?' 라면서...ㅎㅎ
오늘은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수도회 수사인 성 프란체스코(1182~1126) 의 명언을 되세겨야 할 것 같습니다.
"꼭 해야 할 일부터 시작하라. 그 다음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내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라고...
내가 할 수 있는 시작은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는 것, 다음은 옷을 많이 껴입고 실행하는 것.
그러다 보면 어렵던 일도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휴대폰을 보니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습니다.
건강 해치지 않도록 단단히 껴 입읍시다. 그리고, 힘 한번 주시고...야~앗!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