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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31026

by 올곧이 2023. 10. 26.

10월26일 목요일

가을 햇살에 눈이 부셔 가끔은 잠시 눈이 감깁니다.
공기도 맑아 보이지만 남산 아래로 푸르스럼한 가스가 약간 깔린 듯 합니다.
그래도 시월의 어느 하루는 좋기만 합니다.

낮 기온이 26도라며 황당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내의 표정을 보며 출근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몸이 시원찮아서 그런지 차가운 냉기가 양 어깻죽지에 내려 앉곤 합니다.

빨리 회복을 바라는 조급한 생각때문인지 오히려 병세가 더 연장되는 기분입니다.

 
어차피 누구에게 부탁할 입장도 아니고 내가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기에 해내겠다는 각오 하나로 하루를 시작 합니다.

이슬이 반짝이는 주차장을 걸으며 밤새 추위에 얼은 나뭇닢들을 올려다 봤습니다.

잔잔한 바람에도 메마른 나뭇닢들은 서로의 몸을 부비며 추위를 견디는 듯 보입니다.

리어카를 끄는 손이 시러워 잠시 리어카를 놓고 비볐습니다.

내 손에도 나뭇닢들이 서로 부대끼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생각하니 이제 기름이 다 빠진 모양입니다.

가을이란 철없는(?) 사람들에게도 세월이란 것을 느끼게 하나 봅니다.

그런데,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이미 겨울이 온 듯 합니다.

어제는 운동을 못한 것을 감안해서 근무지인 강변을 따라 산보하는 마음으로 걸었습니다.

번영교를 지날 때 한무리의 새들이 태화강에서 노는 모습을 봤습니다.

두 종류의 새들인데 한 종류는 기존에 보던 부리가 빨갛고 온몸이 새까만 물병아리 같았고,

나머지는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 무리로 보였습니다.

 

그 때 든 생각은 벌써 가을도 지나갔구나 하는 것이었지요!

그러고 보니 시월도 이제 끝이 보인다는 것을 느끼겠습니다.

이제 고작 한달이면 이 일도 끝이겠구나 싶은 생각에 시원섭섭한 생각이 듭디다.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쉬지 못하니 조바심도 나고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 벌써...

사람이 어쩌면 참 간사하다는 생각이 ...나를 비웃고 말았습니다.

 

이럴 때 마다 힘이 빠지는 것 같아 요즘은 아무 생각없이 일이나 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고쳐 먹습니다.

오늘도 머리에 미열이 있고 벌써 몸은 열기가 뻗쳐서 쉬어야 된다는 경고를 받습니다.

잠시 부스에 들어와서 오늘의 기분을 적고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몸이 괜찮으신 분들이 걷기에는 바람도 덜하고 참 좋은 분위깁니다.

남은 시간도 즐거운 일을 많이 만나시기를...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