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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세요? 230524

by 올곧이 2023. 5. 24.

5월24일 수요일

 

푸른 치마에 하얀 띠를 두른 처녀가 지나 갑니다.

그 처녀는 얼마나 큰 사람인지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의 수 많은 산을 합쳐도 허리도 안보입니다.

한참 동안 찾았지만 보이질 않아 다시 눈을 뜨고 보니 하늘이고 구름입니다.

강 건너 대밭 위로 날아가는 백로가 부끄러운 한 사람을 보고 갑니다. ㅎㅎ

 

오늘은 맑고 고요한 날입니다.

바람은 있지만 불지 않고, 새들도 있을 텐데 울지 않습니다.

텃밭 주인이 물조리를 들고 고추 밭에 물을 주고는 살그머니 비탈길을 조심스레 내려가고 있습니다.

나도 오후 출근이라 느긋하지만 마음만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모두가 긴장한 상태입니다.

왜냐구요?

오늘은 누리 3호가 우주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니까요...!

 

지난 누리호들은 역할을 수행하는 위성이 아닌 모사체를 실었지만 이번에는 실제 위성을 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대한민국이 위성을 발사하는 나라로 데뷔하는 날이라는 것입니다.

위성은 말을 못하지만 말이 없어서가 아니고 그 속에는 너무 많다할 정도로 무수한 대화들이 숨어 있을 겁니다.

그것을 위성도 알 수 있을 것이고요!

그러기에 그 수많은 대화를 하나씩 둘씩 지구와 교신하며 알찬 위성으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

 

오늘은 느긋한 만큼 신문을 다 읽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얘기도 읽고, 그렇지 않은 얘기도 알 수 있지만 오늘은 좋은 생각만 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가볍지 않고 진중한 날로 만들어야 되겠지요?!

 

신문 '당신이 필요해요'라는 원영스님의 칼럼에서는 송나라 야보(冶父)스님의 말씀을 전했네요.

"꽃은 늘 웃고 있어도 시끄럽지 아니하고, 새는 항상 울지만 눈물을 보이지 않으며,

대그림자는 뜰을 쓸지만 먼지가 일지 아니하고, 달빛은 물밑을 뚫어도 흔적이 없네"라는...


원문:

圓中花笑聲未聽 (원중화소성미청)   정원의 꽃들은 웃고 있는데 그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林中鳥涕淚鸞觀 (임중조체루난관)   숲 속에 새들은 울고 있는데 그 눈물이 보이지 않는구나!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대나무 그림자가 계단을 쓸지만 먼지 하나 일지 않고
月拓淡底水無痕 (월척담저수무흔)   달빛이 못바닥을 뚫지만 물에는 흔적이 없네.

 

오늘에 딱 적합한 말씀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우리 다 같이 한마음으로 기원하는 만큼 누리 3호야! 꼭 성공해! 화이팅!"

 

태화동에서...

https://youtu.be/f4iMjjnXbT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