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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세요? 230310

by 올곧이 2023. 3. 10.

3월10일 금요일

 

삐루 삐리루! 노고지리 같기도 하고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숲에서 들려오는 반가운 소리에 오랫동안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습니다.

어릴 때 보리 밭을 지나가면 수직으로 저 높이 날아올라 한껏 노래를 부르다가는 수직으로 내려오는  새!

시원한 보리밭이 생각나서 한참을 눈을 고정 시키고 생각에 잠겨 봤습니다.

가만히 생각하니 보리밭은 옛 일이지만 엊저녁에 쏟아진 소나기가 더 확실히 보입니다.

덕분에 아침 기온이 어제보다 2도가 낮은 8도에 머물러 있네요.

 

어제 소나기는 틀림없이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감로수였을 것이지만 놀란 것은 유난히 빗방울이 컸습니다.

먼지 위로 한방울 툭 떨어지니 먼지들이 사방으로 비산되고 컴지막한 구멍이 보이는 것이 투둑툭툭 쏟아지니...

 

햇빛이 밝아서 비가 오리라곤 전혀 예상 못했는데, 정상에 올라보니 경주쪽 하늘이 이 쪽하곤 완전 달랐습니다.

온통 시커먼 가운데 천둥소리도 들리고, 간간이 번개가 치는 것으로 봐서 어느 쪽으로 가느냐가 관건이었지요.

서둘러 바람꽃이 있는 작은 봉우리로 갔더니 날 기다리다 지쳤는지 고개를 숙인 노루귀꽃을 발견했습니다.

어찌나 반가웠던지 오래도록 같이 하고 싶었지만 하늘은 울고 있어서 사진을 찍고는 냅다 하산을 했지만...

소나기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몇백미터를 남겨두고 시원하게 푸욱 젖어 봤습니다. 

비를 피하려고 죽어라고 뛰었던 내 모습이 초라할 뿐이었겠죠? ㅋㅋㅋ

 

사실 어제 무리를 하면서도 산에 오른 것은 순전히 노루귀꽃이 피었는지 궁금했거든요!

아직 인중에 물집이 사라지지 않아서 무리를 하면 안되데, 이번 주말 조카의 결혼식까지는 나아야 하는데...

 

다행히 아침에 휴대폰을 열어보니 바쁘게 찍어서 그런지 이쁘게 나오진 않았지만 반갑게 웃고 있습니다. ㅎㅎ

그동안 노루귀꽃이 피었는지 궁금해서 대 여섯 번 올랐던 궁금증이 드디어 결과를 봤습니다.

아침 이슬을 맞으러 고개를 들고 있을 때 다시 만나 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오후에 서당에 가는 일정만 있으니 느긋합니다.

어제 찍은 사진들이나 구경하면서 즐겨야 겠습니다.

봄은 이렇게 무심한 사람의 마음도 흔드는 힘이 있나 봅니다.

이번 주말이면 매화도 절정이 될 것 같은데, 사랑하는 사람의 손이라도 한 번 잡는 것은 어떨지요?

가까운 공원이라도 가서 기분을 내는 것도... 뭔 말인지 아시겠지요?

 

태화동에서...

노루귀꽃/ 입화산에서

https://youtu.be/9M7svoLlwz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