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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세요 230125

by 올곧이 2023. 1. 25.

1월25일 수요일

 

방금, 불그스럼하게 익은 햇빛이 나타나 동쪽을 향한 벽들을 타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놀란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사방으로 달아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은 여느 날과는 확연한 다름니다.

나도 이불 속으로 다시 숨을까 하다가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며 뒷베란다로 갔습니다.

 

어제부터 열지 않아서 그런지 창을 열려니 뻑뻑합니다.

잠금 손잡이를 잡고 순간적인 힘으로 제끼니 온도계가 인사를 합니다.

유리속의 빨간 막대가 눈금없는 곳까지 내려왔습니다.

위에 있는 눈금을 캡춰해서 없는 곳으로 겹쳐보니 영하 14~5도 쯤 되어 보입니다.

광기의 추위가 덥친 것이네요. 벌써 안전문자가 온 것이 몇 통째인지...?

 

설 휴가가 끝나고 오늘부터는 평일이라 일이 있는 사람들은 일자리로 가는 날입니다.

때마침 오늘은 태화장날이라 장꾼들은 가판을 펴고 있을 것이지만 손님대신 추위와 한판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오늘은 친구가 장에 가든 말든 따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 날입니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지만 입이 얼어 붙는다면 흥정은 싸움장면으로 변할지도 ...? ㅎㅎ

그래서, 오늘은 조용히 집에 있으려고 합니다. 수고들 하십시오.

 

앗차! 깜빡했었네요.

오늘은 집사람이 이미 검진해 놓은 결과를 들으러 병원으로 가는 날이네요.

할 일없는 백수라서 느긋하려던 참이었는데 순간의 기억으로 간떨리는 날로 변했습니다.

"별 탈 없어야 할 텐데...", "탈이 있더라도 간단하게 치료되는 아픔이었기를..."

별의 별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히네요.

 

갑자기 지난 청춘이 그리워 집니다.

아파도 큰 걱정은 안해도 되는, 헌혈하는 정도로만 아프면 그만이었는데...

그러나,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될 인생이니 감내할 수 밖에 없나 봅니다.

이러니 요즘하는 인사의 대부분은 "건강하십시오" 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요! 오늘은 건강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태화동에서...

https://youtu.be/lmXpb6nZQr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