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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1108

by 올곧이 2022. 11. 8.

11월8일 화요일

 

창문에는 결로가 생겨서 바깥풍경이 기름종이로 내다보는 듯 희미합니다.

뒷쪽 창밖에 메달아 둔 온도계를 보니 의외로 어제보다 2도나 높은 7도 근방입니다.

그런데도 결로가 생긴 것을 보니 이른 새벽에는 많이 추웠었나 봅니다.

입동이란 절기가 묘하게도 딱 맞아 떨어진 것 같아 통계에 대한 경이로움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어제는 자형과 누님을 모시고 가지산 자락을 크게 돌아보는 소풍을 즐겼습니다.

언양으로 가서 청도 운문제를 넘기 위해 터널로 가려다가 구길로 빠져 올라가는데 단풍이 그렇게 이뻤습니다.

그런데, 막상 운문제에 올라서니 이미 찬바람에 나뭇잎들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모습이었습니다.

운문제를 넘어 내리막으로 천문사에 도착 하니 울산보다 기후가 차가운지 가을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배너미 쪽으로 300여 미터를 걸었지만 단풍은 이미 퇴색한 채로 쪼그라 들었고, 산길에는 낙엽만 가득 했습니다.

결국, 운문사에 들러서야 겨우 단풍잎을 볼 수 있었으니 이제 겨울이라 부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자유롭고, 평일이어서 그런지 차들도 밀리지 않으니까 소풍을 다니기에는 딱 좋았습니다.

운문사 앞에서 산을 바라보며 능이 백숙을 먹고, 조용하고 높은 고지의 찻집을 찾아서 마을을 내려다 보며 차도 마시고...

삼랑진 '콰이강의 다리 향어마을'에 가서는 잔잔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보며 향어회를 먹고...ㅎㅎ

보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가미하니 역시 소풍은 즐거웠습니다. 애들 처럼...

 

자형과 누님들의 아이(조카)들은 장성하였지만 모두 제 살기에 바빠서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는 요즘입니다.

하긴 우리 시대(?)에도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니는 경우는 글쎄요?

우선 그런 조그만 호강(?)조차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부모님께 우선 죄송스럽네요.

그런 연유로도 자식들에게 소풍이란 말조차 꺼내는 것은 자식에게 미안한 것도 있지만 부모님께 죄를 지은 것 같아서...

 

사는게 뭔지? 영화 '곡성'에 나오는 대사 중 "뭣이 중헌디?"라는 장면이 확 꽂힙니다.

 

어제는 몰랐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약간 찌부둥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의 행복을 되새김질 하면서 하루를 지내 볼까 합니다.

행복은 남보다 많이 가져서 또는 많은 권력을 휘두를 수 있어서 느끼는 것이 아니고, 이런 소소함에도 있다는 것을...

짧은 글이나마 보낼 수 있고 또 보내 준 것을 받을 수 있으며 같은 공감대를 가진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같이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또, 그것을 주고 받으며 감상을 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어때요? 행복은 어느 곳에, 어떤 일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생각 안해봤다고요? 그럼, 오늘의 숙제로 던져보는 것은 어떨런지요?

 

태화동에서...

운문사

https://youtu.be/y-wYnyg-E6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