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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1027

by 올곧이 2022. 10. 27.

10월27일 목요일

 

구름들이 단체출장을 떠나는지 북쪽으로 밀려 갑니다.

지난 며칠 간의 기상을 더듬어 보면 기온도 10도 근처에 머물렀고 바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역시 온도는 10도를 가르키고 높은 구름은 움직이지만 창 밖의 높은 소나무 꼭지가 미동도 없이 가만 있습니다.

이런 날이 제일 가을답고 야외활동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일 듯 하지만 오늘은 체력을 아껴야 합니다.

토요일에 있을 울산시 중구청 주관 종갓집 체육대회에 단체줄넘기 선수로 임명 받았거든요!

이 나이에 그 어떤 임무라도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무리없이 수행하고픈 생각입니다.

 

오늘자 신문에는 작가는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 3대 시집인 <청구영언>에 실린 시조 한 수가 실렸네요.

 

『설월(雪月)이 만창(滿窓)한데 바람아 불지 마라
예리성(曳履聲) 아닌 줄을 판연(判然)히 알건마는
그립고 아쉬운 적이면 행(幸)여 귄가 하노라』

요즘의 말로 풀이를 곁들이자면

"눈 쌓인 밤에 휘영청 비치는 달이 창안에 가득히 비치는데 바람아 부지마라

신발 끌고 오는 소리 (발자국 소리) 가 아닌 줄을 분명히 알겠지마는

그립고 아쉬운 마음에 혹시나 임이 오는 소리가 아닌가 생각하게 하노라"

 

청구영언에 실릴 정도의 좋은 시조인데 왜 작자미상일까요?

작자미상에 대해 알아보니 그 시대에는 양반출신이 아니면 작품이 출중해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시조의 내용을 보면 분명 여자였을 터인데 그렇다면 더더욱 이름을 올릴 수 없는 입장이 아니었을까 생각도 됩니다.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속마음이 배어나올 정도로 문체가 뛰어난데 이름조차 남기지 못했다니...


그건 그렇고, 이런 시조가 왜 마음을 끌었나 생각해 보니 최근에 만난 친구가 없어서 적적했나 봅니다.

이럴 땐 우리 동네를 지나는 친구라도 혹시 있다면 차라도 한 잔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드니까요!

하긴 저녁에 있을 줄넘기 연습에 나가려면 다른 일을 하기는 좀 그렇고...

 

어쨋거나 오늘은 차 한 잔만 마실 친구가 찾아오면 좋겠는데 텔레파시를 보내 볼까요?

"와! 와! come on! come! come!"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