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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906

by 올곧이 2022. 9. 6.

9월 6일 화요일

 

그 요란스럽고 공포를 줬던 '힌남노'가 한반도를 빠져나갔나 봅니다.

새벽녘에는 빼곰히 창문을 열다가 세찬 비바람에 혼줄만 났었는데 지금은 바람도 없습니다.

덕분에 아파트 뒷쪽에 생긴 폭포때문에 새로운 경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ㅎㅎ

유비무환의 기세에 눌렸는지 태풍피해가 염려보다는 크지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달력을 보니 이번 주말부터는 추석 명절이네요.

명절이면 으례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하던 일이 엊그제 같았는데...!

이제는 그런 일이 없어 졌습니다.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우리가 윗 세대로 대접을 받을 위기(?)가 됐네요.

누님과 자형이 계시지만 인사는 조카들에게 몫을 돌립니다.

 

몇년 전부터 명절이면 우리(형제)끼리 전국여행을 가곤 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것도 못하니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야 다시 예전 처럼 여행을 하면서 웃고, 떠들고, 맛나는 것도 먹고 할텐데...

세월은 언제나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으니 마음만 자꾸 바빠지고 한편으로는 쓸쓸하기까지 한 것 같습니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아나 주는듯 오늘자 한국경제 신문에는 한 편의 시가 올라왔습니다.

읽어보니 너무 좋아서 이 시를 아침인사로 전하면서 같이 감상하시길 권합니다.

 

《뒤쳐진 새  / 라이너 쿤체 (1933~   ) 독일 》

 

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건널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 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왠지 모르게 오늘 아침은 내가 의지하고픈 사람과 내가 의지해 주고 싶은 사람이 생각납니다.

그 사람이 지인이든 아니든, 현실이 되었던 상상 속의 상황이 되어도 좋을 듯한...참 희한한 기분이지요?!

 

날씨가 점차 좋아지고 있네요. 보람된 오늘 되시기를...

 

태화동에서...

은하수다리 밑 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