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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721

by 올곧이 2022. 7. 21.

7월21일 목요일

 

또닥또닥 우수관 속에서 얘기를 나누는 빗소리가 들립니다. 

열어둔 방문과 창문으로 차가운 냉기가 들어와 일단은 일어나 보라며 나를 일으킵니다.

창 밖을 보니 바람은 없고 소나무 잎사귀에도 빗방울이 맺혀져 있는 것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그럼 그렇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어제 심은 꽃밭에 이 비는 황금보다도 귀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당장 나가보고 싶지만 문 밖에 놓인 신문을 들고 들어와 하루를 맞을 준비를 합니다.

신문에는 어제 꽃밭을 만들며 느꼈던 기분을 되살리기라도 하는 듯 시조 한 수가 실렸습니다.

벼슬도 마다하고 시골생활을 고집하던 조선후기 학자 위백규의 작품인데 그의 농촌 생활이 생생하게 보이는 듯 합니다.

 

《땀은 듣는대로 듣고 / 위백규 (1727~1798)

 

땀은 듣는대로 듣고 볕은 쬘대로 쬔다

청풍의 옷깃 열고 긴파람 흘리 불제

어디서 길가는 손님이 아는 듯이 머무는고

 

땡여름이니 만큼 땡볕은 땀을 쏟아내고도 남을 만큼 내리 쬐지만 농부 또한 제 나름으로 농사일을 즐기는 모습이지요!

지나던 손님도 이 농부의 고통을 아는지? 아니면 즐거움에 희안하다고 느끼는지? 멈추고서 바라본다는 의미겠지요!

내가 손님이 된 입장에서라도 보통으로 보지는 않았을 듯 합니다. 

다만 내 경험으로는 땡여름 밭에서 김을 메다 너무 더워 옷깃을 열고 서서 휴~하고 한숨을 돌렸을 것 같은 장면인데... 
어쨋거나 짜증도 날만한 날씨지만 긴휘파람을 불었다고 하니 농사를 즐기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었나 봅니다. ㅎㅎ

안부글을 마감하려고 하니 비가 잦아 듭니다. 

아무래도 또 오늘은 장마하고는 거리를 두는 모양입니다.

비가 내렸으니 습기는 더할 것은 분명하지만 저 농부처럼 즐거움이 있다면 아무 문제가 안될 것입니다.

남은 시간도 즐거운 생각으로 화이팅!

https://youtu.be/rjsNNcsUN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