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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518

by 올곧이 2022. 5. 18.

5월18일 수ㅛ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그냥 밍숭맹숭하게 햇빛만 내리고 있습니다.

반팔에 짧은 치마를 입고 등교를 하는 학생도 잇지만 긴팔도 버거운데 목도리에 긴창모자 차림의 할머니도 보입니다.

옷차림부터가 완전히 다른 오늘은 어떻게 전개가 될지?

 

달력엔 오늘이 "5.18 민주화운동기념일"이라고 인쇄되어 있습니다.

아직도 5.18에 대해서는 국민적 통합이 되지 않아서 논란이 많은데 헌법조문에 삽입하자는 이야기도 있으니 조금

불편한 것은 속일 수가 없네요.

 

우리가 순국선열들에 대한 추모를 하고 그 가족들에게 예우를 하는 이유는 나라를 위해서, 또는 국민을 위해서

나를 대신하여 희생되었거나 피해를 당한데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다하자는 취지라고 생각합니다만...?

 

5.18 사태가 생긴 동기도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희생자들이 누구를 위해 희생되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고,

심지어 이 사건에 누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인데 추모를 하고 보상을 하자는 주장이 옳은지?

더구나 5.18은 거론하는 것 조차도 금기하면서도 헌법조문에는 넣어야 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이런 생각이 채 가기도 전에 카톡으로 전쟁은 안된다는 아침문안이 들어와서 머리가 얽히고 설킵니다.

《여든아홉이 되어서야 이 이야기를 꺼냅니다》를 쓴 한준식의 전쟁반대의 자기주장인데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납니다. 

6.25전쟁도 5.18 사태도 권력자들의 욕심으로 비롯되었는데 권력자는 욕심만 채우고 사라지고 상처는 고스란히

힘없는 민초들의 몫으로 남아야 되는것을 생각하니 그랫나 봅니다.

 

5.18 사태도 그렇습니다. 5.18 유공자들이 권력자 편에 서서 활동을 하다가 피해를 입었는지?

아니면 순수히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가 피해를 입었는지를 밝혀야 된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장악했습니다.

그게 진정 민주주의, 자유를 위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지배를 하니까요!

 

암튼 오늘 아침은 날씨를 대하는 만큼이나 복잡합니다.

이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시를 한 수 빌려야만 하겠습니다.

조선 후기의 인물로 환성파 시조이자 대흥사 6대 종사로 알려진 환성지안의 춘음을 감상해 봅시다.

 

《春吟(춘음) 봄을 읊다 / 換醒志安 (환성지안)》


『緤杖尋幽逕 徘徊獨賞春 설장심유경 배회독상춘

지팡이 잡고 그윽한 길 따라 홀로 배회하며 봄을 맞는다.

歸來香滿袖 胡蝶遠隨人 귀래향만수 호접원수인   
돌아 올 땐 소매 가득한 꽃 향기에 나비가 멀리서 따라오고 있네』

 

햐~ 아~!

넓은 한복의 옷소매에 봄 꽃 향기가 가득히 담겨있고, 그 향기에 정신을 잃고 나비가 따라오는 그림을 봅니다.

정치고 나발이고? 무에 신경 쓴단 말인가요? 산다는 것은 그것 말고도 이렇게 즐기고도 남음이 있는데...?!

 

그렇습니다. 오늘은 왠지 다 잊어 버리고 싶은 날입니다. 오로지 자연의 한 일부분으로만 남고 싶은 마음?
어때요? 같이 느껴 보시렵니까? 좋은 하루 만들어 봅시다.

 

태화동에서...

떼죽꽃을 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