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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월이다 220501

by 올곧이 2022. 5. 1.

5월 1일 일요일

 

기분 좋은 아침을 맞습니다.

5월의 첫날이 시작되는 아침이기도 하지만 한 이틀간 외박을 하다가 집에서 편한 잠을 잤더니 그런가 봅니다.

친한 동생이 지리산 대원사 입구에서 농장을 꾸린다고 한 이틀 숙식을 하며 농장일을 돕고 왔습니다.

 

기온이 여기보다 낮은 지리산에도 벌써 아카시 꽃이 달콤한 향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집 근처(옛 태화사 터)에는 아카시가 군락을 이룬 것 처럼 많아서 아침이면 달콤한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아카시 꽃이 피면 등꽃도 장미꽃도 경쟁을 하면서 여름을 재촉할 것 같네요.

 

이렇게 계절이 흐르는 것을 느낄 때면 세월의 무상함도 따라서 들어옵니다.

아직도 마음은 봄 정취에 젖어 있는데 무심히 흐르는 계절은 어김없이 스쳐만 지나가니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요!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방역지침이 바뀌어서 만나자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니 조금은 위안이 될 듯 합니다.

 

오늘은 오월의 첫날이자 휴일이라서 그런지 느긋한 마음입니다.

봄과의 이별을 漢詩로 대신하면서 오늘은 지리산 들판에서 채취한 몇몇 약초를 손질하면서 오늘을 채워야겠습니다.

며칠 후에 있을 정기검진도 있으니 아무래도 그때까지는 편안한 상태로 보내려고 합니다.

 

梅花烏坐月(매화오좌월) / 翁照 (옹조 1677 - 1755)

제목 : 달빛이 내려앉은 매화핀 언덕 
靜坐 月明中 (정좌월명중) 고요히 앉으니 달빛이 밝은데

孤吟 破淸冷 (고음파청냉) 홀로 읊조려 적막을 깨뜨리고,
隔溪 老鶴來 (격계노학래) 개울 건너 노련한 학이 와서는
踏碎 梅花影 (답쇄매화영) 매화 그림자를 밟아 흐트리네.

 

눈앞에 펼쳐진 달빛어린 매화풍경이 너무나 고요하다 못해 한폭의 그림처럼 정적마저 감돌고 있는데,

강건너 저편에서 날아 온 학 한마리가 물에 비친 매화풍경을 밟고 다니며 흐트리고 있음에 그제서야

그림 속에서 빠져나와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느끼는 그런 풍경을 그린 듯 하지요?!

 

이제 봄은 여기서 마감을 했으니 오늘부터는 여름으로 한 철을 재미나게 살아 봅시다.

즐거운 휴일 되시기를...

 

태화동에서...

https://youtu.be/J_067MeuF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