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아침인사 220428

by 올곧이 2022. 4. 28.

4월28일 목요일

 

해는 중천에 올랐는지 이미 세상이 환하게 밝아지고서야 일어났습니다.

어제 산나물을 뜯느라고 산비탈을 오르내린다고 힘이 들었나 봅니다.

덕분에 싸리나무 채반에 삶은 나물이 가득하고 뒷베란다에 말리는 나물도 신문지 위에 널부러 졌습니다.

향긋한 풀내음이 코를 적시고 방안을 채우고 있습니다.

자연의 향기라서 그런지 기분이 맑아지며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리산으로 가는 날입니다.

지리산 등산을 위해 가는 것은 아니고 몇년 전에 남창동생이 지리산 대원사계곡 근처에 마련해 둔 농장으로 갑니다.

동생도 회사생활에 지쳤는지 정년이 멀었는데도 과감하게 회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부럽기도 했지만 걱정도 많았지만 그럭저럭 손자도 돌봐주며 어느 정도 적응을 한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농장도 노후를 생각하고 구입했다는데, 아직은 젊으니까 판단할 것은 못되지만 긍정적으로 봅니다.

굳이 지리산에서 노후를 보내지 않더라도 투자가치는 있다고 보여지거든요.

 

어쨋거나 나는 도시보다는 시골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나 처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도시에 주저앉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느니 과감하게 결단을 하는 결단력!

그래서 나는 물 좋고 산 좋은 곳, 내가 가야할 곳이었는데...라며 문득문득 아쉬움을 숨깁니다. ㅎㅎ

나마 아는 동생의 농장이 있어서 2박3일 동안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행복입니다.

 

밭 갈고 씨 뿌리는 농부가 되어 보는 것.
어릴 때는 그렇게 지겹고 싫었는데 그게 애증이 되었는지 지금은 간절하게 그립네요.

그리고, 생각납니다. 

새벽녘에 밭에 나가신 아버지, 엄마를 위해 누나와 같이 밥을 들고 찾아갔던 장면들...

다시 올 수 없는 그 장면들을 오늘 지리산에서나 볼 수 있을런지...? 

 

오늘은 다산 정약용(1762~1836)이 남긴 시 탐진촌요의 15수 가운데 5수(수전편)을 감상하며 지리산으로...


水田風起麥波長 (수전풍기맥파장) 무논에 바람이니 보리물결 일렁이고
麥上場時稻揷秧 (맥상장시도삽앙) 보리타작 무렵에는 모내기도 제철이네
菘菜雪天新葉綠 (숭채설천신엽록) 배추는 흰 눈 속에 짙음을 더하고
鷄雛蜡月嫩毛黃 (계추사월눈모황) 섣달에 깐 병아리 솜털 더욱 노랗네

※그러고 보니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인 전라도 강진(탐진)은 기온이 많이 추운 동네였는가 봅니다. 

 

남은 시간도 시골풍경을 그리며 마음이나마 위로 받을 수 있는 하루 되시기를...

 

태화동에서... 

관리기도 몰아보고...

 

https://youtu.be/wZCI-FDAL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