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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425

by 올곧이 2022. 4. 25.

4월25일 월요일

 

맑은 아침 햇살을 받은 초록들이 더 푸르러지고...

세워둔 차들도 송화가루를 뒤집어 쓰고 초록색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은 행복하게들 보내셨겠지요?

 

봄은 참 잽싸게 지나가는 계절인가 봅니다.

벗꽃처럼 화르르 피었다가는 단 몇 차례의 실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그나마 사람들을 위로 한답시고 이꽃 저꽃으로 번갈아 피면서 아쉬운 흔적들만 남기는 것 같습니다.

 

여기 울산의 가로수들은 은행나무 아니면 이팝나무가 차지하는데

지금은 초록의 은행닢과 하얀 살밥같은 이팝나무 꽃들이 고봉밥처럼 탐스럽게 부풀고 있습니다.

 

오늘은 "법의 날"인데 최근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법"이라는 희안한 특권법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오늘만이라도 제대로 법의 정신을 가다듬었으면 좋겠는데 권력과 부패로 점철된 국회의원들에겐 글쎄요?

"바랄 것을 바래라"는 권력들의 오만한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것 같아 얼른 자연으로 도망가고 싶습니다.

 

이 맘 때, 즐겨 외웠던 詩이지만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 해서 끼워 맞추기를 해야 합니다.

박목월의 시 한 편을 이리저리 간신히 끼워 맞추면서 마음이나마 자연으로 들어 갑니다.

 

윤사월 / 박목월(1915~1978)

 

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고 엿듣고 있다.

 

인간에게 오감을 준 것은 조물주의 선물이지만 어찌보면 너무 큰 선물이 아니었나 생각될 때가 있습디다.

그동안 고마움을 모르다가 하나를 잃고서야 고마움을 알고 감각들을 총동원하여 하나를 채우려고 안간힘을 쓰지요.

어찌됐던 시각을 잃은 처녀도 문설주에 의지해 귀를 쫑긋 세우며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장면을 그리고 있을 겁니다.

 

이제 4월도 마지막 주가 시작되네요.

하루 하루가 쌓여서 추억도 되고 보람도 되고 희망도 되는 날이기를 빕니다.

 

태화동에서...

https://youtu.be/LBmB3DGxn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