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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314

by 올곧이 2022. 3. 14.

3월14일 월요일

 

어제 내린 비로 보기드문 아침 안개가 세상을 채웠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풍경입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 신선하고 설레임이 있습니다.

 

흔히들 사람들은 자연은 정해진 대로 변한다고 했는데

이번 가뭄은 왜 이렇게 사람을 애타게 정했는지 따지고 싶습니다. 상대가 하느님이라 해도...

"50년 만의 가뭄"이라고 하니 따질만 하잖아요?

아마도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이 처음 겪어보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만큼 가뭄이 길었으니 비를 바라는 마음들이 김소월의 시구절 처럼 한 닷새 왔으면 하고 바랬을텐데...

지금 아파트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의 손에도 접은 우산이 아니라 비바라기를 든게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에는 집사람의 몫인 분리수거를 오늘은 자청을 했습니다.

분리수거장에 가려면 화단을 지나야 하고 비를 맞은 세상이 어떻게 변했을까를 볼 수 있으니까... 

화단에는 이미 핀 산수유의 꽃술이 길어졌고 경계석 가장자리엔 보라색 큰개불알꽃이 앙증맞습니다.

그런데, 오랜 가뭄때문인지 민들레나 냉이가 자랄듯 말듯 그대로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오늘은 비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김소월의 시를 주문처럼 읊어 봅니다.

《왕십리  / 김소월 》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오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비가 올라면 한 닷새 와야 하듯, 시작이 좋으면 한 닷새는 좋아질 것 같은 마음으로...화이팅!

 

태화동에서...

https://youtu.be/s3sVN8zmP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