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2일 수요일
아침이 밝아오니 창문을 열고 날씨 점검을 합니다.
문수산 부터 바라보니 미세먼지가 걷히고 이제 막 붉은 태양이 꼭대기를 달구고 있는 모습입니다.
바람도 잔잔하고 온도도 영상으로 올라왔으니 오늘은 활동하기에 좋아 보입니다.
겨울의 긴긴 밤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바로 어젯밤이 올 해의 가장 긴 밤인 동지였습니다.
액운을 잡아준다는 팥죽은 잡수셨는지요? 저는 엊저녁에 이미 시식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팥죽 속의 새알이 그렇게 맛있었는데 이제 나이만큼은 커녕 새알심 자체가 미워집니다. ㅎㅎㅎ
예전부터 경사스럽거나 재앙이 있을 때에는 팥을 이용한 음식 즉, 팥죽, 팥밥, 팥떡을 먹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요즘도 고사를 지낼 때에는 팥떡을 상위에 올리고 고사를 지내면서 무탈을 바라는 기원을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알고보니 팥이 굉장히 사람 몸에 좋은 역할을 한답니다. 그야말로 건강식품(?)이라는 것이지요.
피부병에도 쓰이고 열나는데, 붓고 쑤시는데, 설사, 각기, 산전산후통, 수종, 진통에도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어쨋거나 팥죽을 드시지 않았다면 한그릇 뚝딱 하시기를 권합니다. 동치미 국물도 넘겨가며...
그리고, 인터넷 사전을 보니 우리의 풍습이 담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동지인 오늘은 관상감(觀象監)에서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궁에 바쳤답니다.
그러면, 여기에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어새를 찍어 관원들에게 나누어 줬고 이를 친지들에게 다시 나눠줬다네요.
요즘에도 이 시기에는 달력을 받곤 했는데 이제 달력을 받을 곳도 마땅찮으니 주고받는 풍속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ㅋ~
암튼 오늘은 세상 시끄러운 일들이 다 팥죽 속에 녹아들어 조용하게 소화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점점 다가오는 연말이 기분을 묘하게 만드네요. 두팔을 벌리고 힘나게 전열정비합시다. 화이팅!
태화동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