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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0421

by 올곧이 2021. 4. 21.

햐~ 
또 새로운 선물이 왔네요! 오늘이라는...!

어제는 날이 좋아서 산으로 갔지요.
오랜만에 간 가지산에는 아직 진달래가 피지않고 꽃몽오리만 조롱조롱하게 메달려 있었습니다. 아마도 해발이 높으니까 봄이 거기까지 올라가지 못한 모양입니다.
봄은 늦게 올라가고 겨울은 일찍 맞으니 지대가 높을수록 수명은 짧다고 보여지는데 신선은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았는지? ㅋㅋ

가지산 터널에서 시작해서 올라가서 능선에 올랐더니 하나 둘씩 보이는 노란 꽃들이 앙증스러워 잠깐 쉬면서 자세히 보니 양지꽃이었습니다.
그 꽃을 보는 것으로 고단함을 달래며 시원치 않은 다리로 등산을 계속 했으나 중봉을 지나면서는 신체의 변화가 왔습니다. 뒷 종아리에 무리가 오는가 싶더니 달달 떨리는 겁니다. 체력의 한계가 왔다는 신호였습니다.
다시 앉아서 쉬는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살펴 본 노란 꽃의 이름은 양지꽃이 아니라 노랑제비꽃이었습니다.
꽃 모양이 비슷해서 계속 양지꽃이라고 알고 걸어 온 나의 착각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몸은 무거웠지만 정신은 차리자고 속으로 다짐을 했는데 다짐때문인지 호기심 때문인지 더 다양한 꽃들이 보였습니다. 하얀 제비꽃도 보이고 돌틈으로는 아주 작은 개별꽃도 보였습니다.
온갖 악천후를 견디며 한줌도 안되는 흙을 붙잡고 견뎌 온 개별꽃.
이미 삭고 삭아서 흔적만 남은 이정표 자리를 지킨 노랑제비꽃.

이 모두가 뻣뻣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에 자신을 맡겨버린 그런 하심에서 건강하게 되살아 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존경심이 생겨났습니다.
자연! 그래서 자연인이 되고 싶은 내 스스로에게도 경의를 보냈습니다. ㅎㅎ

오늘도 미세먼지는 약간 있지만 날씨는 좋습니다.
가까운 곳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나보다 약한 존재지만 나보다 오래 남을 것들에 경의를 보내는 날이기를...

태화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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