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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0413

by 올곧이 2021. 4. 13.

4월13일 화요일

한마디로 환상적인 날입니다.
이른 아침기온은 13도 근처에서 명상중이고 어제 내렸던 비가 샤워줄기였는지 깔끔하게 목욕한 세상은 태초의 그 모습대로 말끔하고 싱싱합니다.

뒷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니 어제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솔강냉이가 잇몸으로 눌러도 노랑쥬스를 마구 쏟아낼 정도로 통통하게 부풀어 올라 입맛을 다시게 하는데 햐~ 어쩌지요?

오늘은 신문도 TV뉴스도 인터넷도 다 팽개치고 창고에서 잠자는 배낭을 깨워 산을 찾아 나서야 제격인 날인데 그럴 만한 사정이 되지 못하니 안타까운 마음은 시조 한 수로 맞바꿀까 생각합니다.

혹시 백호(白湖) 임제라고 들어 보셨나요?
조선시대 문장가 이면서 문과 출신인 그는 38세로 단명을 했지만 호방한 성격에 정치색을 갖지않아 벼슬길은 순탄치 않았지만 시쳇말로 멋있는 사나이였다고 전해지는데 이 시조를 읊다보면 아마 40년은 젊어져 있을 것 같네요.

《청초 우거진 골에  / 임제》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가 누웠는가
홍안은 어디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퍼하노라』

이 시조 어렴풋이 기억 나시지요?
이 이조는 임제가 평안도 관리로 부임가던중 개성근처 황진이의 무덤 앞에서 그를 생각하면서 읊었다고 전해 집디다.
비록 한 세대 앞선 기생이어서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늘 마음 속에 들어 앉힐 정도로 황진이는 예사롭지 않았고 임제 또한 보통 인물은 아니었을 듯 생각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면 다 움직여야 제격이 아닐까요? 
그럼 즐거운 날 되십시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