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6일 화요일
날씨가 따뜻하니 새들도 소풍을 왔는지 조곤조곤 속삭이는 소리가 햇병아리의 노란 부리를 떠올리게 하는 아침이네요.
오늘도 사람사는 세상은 시끄럽지만 자연을 즐기는 무리들이 있는 한 푸르게 푸르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강건너 앞산(남산) 자락에도 제법 아름다운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초록의 새닢들이 자리를 깔아주니 여기저기 산벚꽃이 하얗게 한자리를 차지하고 그 사이 사이를 빠알간 복사꽃이 끼어들어 마치 선남선녀들이 한껏 차려입고 야유회를 하는 느낌? ㅎㅎ
봄은 노친네들도 미치게 한다더니 잠깐 망측한 생각을 해봤나 싶어 고려시대로 돌아가 현실의 부질없음을 느껴야 할까 봅니다.
《영정중월(詠井中月) / 이규보(1168~1241)》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이 탐나서
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
물병 속에 함께(물, 달) 길었다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절에 가면 비로소 깨달을 텐데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병을 기울이면 달 또한 없어지는 걸...』
오늘도 날씨가 따라주니 자연을 찾아 부질없는 욕심 하나라도 비우고 오겠습니다.
즐거운 날 되십시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