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9일 금요일
계절이 지나가는 산허리를 오르다보면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아직도 달콤한 아카시 꽃향기가 뭍어 옵니다. 자연적인 숲이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않을텐데 어딘지는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아카시가 늦게 꽃을 피운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냥 바라보면 변하지 않는 숲처럼 보이지만 조금 멈춰서 자세히 보면 나날이 아니 시간시간 변하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보드라운 잎새를 뜯어 먹다가 이제는 몸집이 불어서 공중생활이 위태롭던지 줄을 타고 땅으로 내려오는 벌레를 볼 수 있는가 하면, 어제는 볼 수 없었던 꽃이 새롭게 피고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카시 꽃이 사라지니 이제는 인동초 꽃이 꿀향기를 뿜어내고 있고, 찔레꽃이 지는가 했더니 그 아래 은방울 꽃이 하나 둘 달리고 있습니다.
자연은 같은 종류가 아니지만 약속이나 한 듯 스스로를 통제하면서 협심하고 끝내 조화로운 작품을 만들어 갑니다. 너무 경이롭지 않나요?
그래서, 나태주시인은 이런 시를 썼는가 싶네요.
[풀꽃]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아침인사치곤 너무나 길었습니다.
내일부턴 주말 휴일이네요.
즐겁게 보내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