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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속의 게

by 올곧이 2020. 1. 18.

한국인의 안 좋은 습성을 풍자한 속담 중에 '독 속의 게'라는 것이 있다.

독 속에 게를 풀어놓으면 서로 밖으로 기어나오려 발버둥친다.

그러나 결국 한 마리도 나오지 못한다.

밑에 있는 게가 올라가는 게를 끊임없이 물고 당겨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중국인 1명이 봇짐 들고 공항에 내리면 중국인 10명이 십시일반으로 도와

가게를 낼 수 있게 해준다.다음번에 다른 중국인이 오면 이번에는 중국인 11명이 도와서 자리를 잡게한다.

한국인은 1명이 이민오면 10명이 달려들어서 벗겨 먹는다.

또 다른 한국인이 오면 이번에는 11명이 달려든다. 한때 해외 동포들 사이에 돌던 얘기다.

영국에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는 말이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대체로"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사촌을 대접해 그의 지혜를 배울줄 모른다.

우리는 넓은 세상 큰 외적과 상대해 이길 생각보다는 같은업종,가까운 이웃부터 밟고 올라서려는 것은 아닐까.

정치는 그런 동네가 된 지 오래지만 자잘한 밥벌이까지 마찬 가지 같다.

수원 어느 대학 앞 한 건물에 있는 대형 PC방 두 곳이 고객 유치를 놓고

'너 죽고 나 죽자'식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한쪽이 시간당 요금 500원,라면 500원 으로 손님을 부르자

다른 쪽은 '시간당 300원,라면 300원'을 내 걸었다.둘은 원래 동업까지 생각한 사이였다.

이제 "너 죽을때 까지 PC방 요금 무료!"까지 갔다.

무더운 여름날 사자와 멧돼지가 샘터에서 만났다.둘은 서로 먼저 물을 먹겠다고 사납게 싸웠다.

잠시 숨을 고르고 보니 멀리서 독수리 떼가 먼저 죽는 쪽을 먹어치우려고 지켜보고 있었다.

사자와 멧돼지는 서로에게 말했다."독수리 밥이 되느니 친구가 되는 편이 낫겠다."

이런 얘기는 이솝우화에나 나오는 것이다.안에서 우리끼리 사생결단 싸우다

이민족 지배를 받은 쓰라린 경험을 했던 우리다.

그래도 아직 '공생'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들 때가 많다.

*조선일보 김태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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