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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191018

by 올곧이 2019. 10. 18.
10월18일 금요일

가을비가 내립니다.
또닥또닥 내리는 빗소리에 조그마한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 위를 뛰어 다니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끔은 단풍잎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려는 듯 멈추어 있다가도 이내 다시 굴러가듯 부드럽게 소리를 냅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늘게 내리는 빗소리에 무뎠던 감성이 되살아 난다고들 합디다. 그 말이 맞아서 그런지 옛생각도 나고...

몇년 전인가? 강원도 여행중 강릉에 있는 허난설현(홍길동을 지은 작가 허균의 누나) 기념관에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조선 선조 때 여류시인이었던 허난설현의 시 한 편을 감상하면서 비요일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가을 깨끗한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荷花深處繫蘭舟(하화심처계란주)
연꽃 수북한 곳에 목란배를 매어두고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
임을 만나려고 호수 건너로 연밥을 던졌다가
遙被人知半日羞(요피인지반일수)
혹시 남이 봤을까 반나절을 부끄러웠네.

ㅎㅎ 속 마음을 몰래 훔쳐보는 것도 재밌지요?

즐거운 주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