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인사 200710
올곧이
2020. 7. 10. 12:18
7월10일 금요일
모처럼 비 다운 비를 봅니다.
그동안 목이 말라 누렇게 변해가던 호박잎이 다시 제 색깔을 찾은 듯 보이고 소나무도 근육을 자랑하듯 한층 시커멓게 도드라진 가지들을 뽐을 내니 좋습니다.
식물들은 장마라는 호재를 만나 톡톡한 재미를 즐기는 반면 움직이는 동물들에게는 적잖은 불편함이 있어 보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차분하게 책상머리에 앉아 오늘에 맞는 한시나 한편 찾아 보려고 합니다.
고우행(苦雨行)
by 정약용
苦雨苦雨雨不休(고우고우우불휴)
장마 비, 장마 비, 쉬지 않고 내린다
煙火欲絶巷人愁(연화욕절항인수)
땔감도 끊어지니 사람들은 걱정이다
竈門水生深一尺(조문수생심일척)
아궁이엔 물이 괴어 깊이가 한자인데
穉子還來汎芥舟(치자환래범개주)
어린아들 돌아와서 나무잎 배 띄우누나
迺翁當年所不免(내옹당년소불면)
네 아비도 너만 할 때 그렇게 놀았으니
擧頭欲嗔還自羞(거두욕진환자수)
고개들어 화내려니 되려 절로 부끄럽다
我今鈔書不出戶(아금초서불출호)
나 이제 책 베끼며 문밖을 안나섬은
良由氣衰非學優(양유기쇠비학우)
기운빠져 그런거지 공부가 잘됨이 아니라네.
요즘은 아파트 생활로 도시가스나 전기로 방을 덥힐 수 있지만 어릴 때는 눅눅한 방을 덥힐 땔감도 바닥이 난 그런 와중에 벼락을 막는다며 부엌 구석에 조금 남은 땔감으로 연기를 피웠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편안한 날 되십시오.💌
